소매점으로 몰리는 빈병, 점주는 골머리
소매점으로 몰리는 빈병, 점주는 골머리
  • 임덕룡 기자
  • 승인 2017.07.3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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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전주대학교 일대의 한 편의점구석에 공병들이 방치되어 있다./김얼기자

 빈병보증금 인상에 소매점으로 공병이 몰려 점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소주병은 40원에서 100원,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 등 빈병 보증금이 오르며 편의점 등 소매점으로 공병이 몰리고 있다.

 소주병, 맥주병 등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면 빈병을 반납해 어디든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 하지만, 편의점 업주 등은 빈병보관이나 처리에 과정에 난색을 표했다. 미관상 매장 내에 빈병을 둘 수 없고, 물품을 보관하는 창고도 협소하기 때문이다.

 이어 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유리병 속 이물질이 변질돼 악취까지 풍기면서 소매점은 고통을 겪고 있다. 

 31일 오후 12시 전주시 효자동 전주대 인근 한 편의점. 원룸과 다가구주택이 밀집한 곳에 있는 해당 편의점은 점심때를 맞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편의점을 찾은 시민들 사이에서 한 남성이 빈병 10개를 반환했다. 이어 그는 점심거리를 구입하는데 빈병보증금을 보태 계산했다.

 친구들과 함께 편의점을 들른 한 일행은 어제 마신 듯한 소주병을 반납하고 새로이 주류를 구매하는 모습도 보였다.

 편의점에서 혼자 일하던 직원은 빈병회수와 매장업무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빈병 하나하나 바코드를 찍으면서 손님 응대까지 하니 실수가 나타났고, 계산을 기다리던 한 손님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곳 편의점 직원은 “안 그래도 좁은 동네편의점에 빈병까지 두려니 공간도 없고 정신이 사납다”며 “알코올과 이물질이 섞이면서 냄새가 나지만 빈병을 매일 처리할 수 없어 난감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행법상 소매점에서 빈병회수를 거절하다 적발 시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가된다. 지난해 7월부터는 이를 신고 할 수 있는 일명 ‘병파라치’도 시행돼 빈병을 거부할 수도 없다. 이에 소매점은 빈병 모두 회수하고 있지만 여름철 쌓여가는 공병들에 한숨을 내쉴 뿐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소매점에서 빈병 회수에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을 알고 있지만, 현재 마땅한 대안은 없는 상황”이라며 “빈병 회수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덕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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