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가장 보람 있는 여름방학을 보내는 방법
생애 가장 보람 있는 여름방학을 보내는 방법
  • 백형호
  • 승인 2017.07.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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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창하게 교정을 감싸고 있는 포플러와 히말라야시다 가지에서 매미들이 여름날의 합창에 점차 목청을 높여가고 있다. 학교의 파란 잔디운동장은 이제 더운 여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 학기동안 학교 운동장은 아이들의 함성과 웃음소리를 위한 큰 마당을 펼쳐 주었었다. 장마기도 지나 제철을 만난 듯 자라던 잡초들도 제거하고 거칠어진 모습을 곱게 단장한 채 한 학기를 마무리 하였다. 아이들이 떠난 운동장 위로 가끔씩 휘돌아가는 더운 바람 사이로 정적이 숨 쉬고 있다.

1학기 종업식 자리에 모여 선 1,2,3학년 학생들 모두의 얼굴에 여유롭게 밝은 미소들이 번지고 있었다. 학교라는 틀에서 벗어낫다는 해방감에서였을까? 저 밝고 해맑은 웃음의 얼굴들을 한 달 뒤에 그대로 만나기를 바라며 몇 가지 당부와 약속을 하였다. 이번 여름방학이 자신들의 생애에서 가장 보람있고 행복한 방학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중·고등학교를 막론하고 1학기를 보내고 났으니, 이제 1학년은 학교에 막 적응하게 되었고, 2학년은 제법 의젓해진 모습이며, 3학년은 다음 학기면 졸업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 다가온다. 몇 학년이든 각자에게 이번 여름방학은 일생에 단 한 번만 지나가는 시기임을 상기시키고 싶다.

성공적인 여름방학을 위한 네가지(1,2,3,4) 공식을 제시했다. 1은 여행이다. 가족과 함께하든, 부모님 허락받은 뒤에 친구들과 함께 하는 기분 좋은 여행이든, 친척집을 방문하는 여행이든, 여행은 꼭 한번 이상 하라고 권하고 싶다. 여행을 하면 인생을 배우게 된다고 한다. 막연히 공부를 강조하기 보다는 여행을 하고 나면 그 필요성을 느낄 것이다. 여행은 많은 경험과 체험을 하며 많은 사람을 접하게 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2는 학습면이다. 자신이 부족하거나 보완하고 싶은 과목을 2과목 정도만 집중 학습하라는 것이다. 1학기 배운 부분과 어려웠던 영역을 다시 한번 펼쳐보고 그 과목에서 2학기에는 무엇을 배우게 될지 개략적으로 훑어보는 것이다. 모르는 부분은 표시만 하고 지나가도 새학기가 되면 수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선행학습 개념이 아니고 학습에 자신감을 갖기 위해 스스로 점검하고 다져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만, 실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과욕을 부리면 역효과를 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부담을 갖지 않는 수준으로 해야 한다. 3은 생활체험이다. 방학을 이용하여 부모님이 얼마나 가족을 위해 수고하고 계시는 지, 어떤 일을 하며 가정을 꾸려가고 계시는 지 3번 정도는 도와드리며 생활체험을 해보는 것이다. 농촌체험이나 봉사활동도 의미 있으리라 여겨진다. 4는 독서이다. 덥다고 TV 앞이나 컴퓨터와만 보내기 보다는 관심이 가는 분야나 문학, 교양 혹은 역사 등의 책을 4권 이상 읽으며 더운 여름을 시원하고 기분 좋게 보냈으면 좋겠다.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아정체성을 가지고 스스로의 진로와 삶을 개척하는 자주적인 사람을 지향하고 있다.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기 관리역량이 중요함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우리 학생들이 행복하고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일 것이다. 자기 통제 및 절제, 기본 생활 습관, 건강관리, 자기주도 학습 능력과 여가 선용 등 자기관리 역량을 실천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기가 바로 여름방학이다.

일정한 규정을 지키고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지게 된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안전 생활임을 강조하고 싶다. 유난히 더울 것이라는 올 여름 안전을 재삼 강조하며 생애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한 여름방학을 보내고 다시 환하게 미소 지으며 건강한 얼굴로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백형호(익산함라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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