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무단점령한 중고가전제품들
인도를 무단점령한 중고가전제품들
  • 임덕룡 기자
  • 승인 2017.07.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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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중고물품 판매점 앞 인도가 중고물품들로 가득차 있어 이 길을 지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김얼 기자

 중고가전제품이 인도를 무단점령해 시민이 보행하는 데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주시내 곳곳에 위치한 중고가전제품매장에서 여름철을 맞아 에어컨과 실외기 등 중고제품을 보도에 전시해놓고 판매하고 있다.

 각종 중고가전제품이 보도를 점령하면서 시민들은 차도로 돌아가는 등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24일 오후 5시 전주시 효자동 한 길가. 해당 길가는 중고가전매장 앞으로 냉장고, 에어컨 등 중고제품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양쪽으로 진열된 가전제품들에 보도는 사람 두 명이 간신히 비집고 들어갈 공간만 남았다.

 나란히 보도를 걷던 성인 남성들은 길이 좁아지면서 한 명씩 줄지어 길을 지나갔다.

 지나가던 한 여성은 양산이 냉장고에 걸리자 돌아서 지나갔으며, 길 양쪽에서 마주치면 오갈 수 없는 상황에 한 사람이 길을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는 초등학생들은 길이 좁아지자, 차도에서 걷다가 지나가던 차량의 경적소리에 놀라기도 했다.

 또한, 가전제품들이 보도를 차지하면서 피할 곳이 마땅치 않아 차도에서의 보행은 위험해 보였다.

 이곳을 지나던 안모(42) 씨는 “누가 보도의 주인인지 모르겠다. 멀쩡한 인도를 두고 차가 다니는 도로로 다녀야 할 지경”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도 중고가전매장 관계자는 중고제품을 도로점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중고가전매장 관계자는 “경기불황에 많은 상가가 문을 닫으면서 중고가전은 물밀듯 들어오지만, 판매가 이뤄지지 않아 물건이 남아돈다”며 “홍보 효과도 있지만, 물건 재고가 쌓여 불가피하게 밖에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중고매장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서 어느 정도 보호할 필요는 있지만, 위험에 노출된 보행자를 위해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불법노점상 및 적치물 점검건수는 1만4062건이지만 이에 대한 과태료 부과건수는 34건에 그치고 있다. 불법노점상과 도로점용을 하는 사람 대부분이 생계형 근로자여서 계도와 시정명령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게 전주시 입장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매년 여름철 중고가전제품의 도로점용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지만 매일 30건이 넘는 민원에 단속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지속적인 계도와 홍보를 통해 시민들의 불편함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임덕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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