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연인 간 ‘데이트 폭력’
심상치 않은 연인 간 ‘데이트 폭력’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7.07.2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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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인 간의 사랑이 폭력으로 변질된 ‘데이트 폭력’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데이트폭력은 연인이나 연인이었던 사람 관계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언어적, 성적 등의 폭력을 뜻한다.

 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생한 데이트 폭력 건수는 2014년 6675건, 2015년 7692건, 지난해는 8362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헤어진 여자 친구를 구타하고 1t 트럭을 몰고 돌진한 20대 남성이 지난 19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A(22) 씨는 18일 오전 1시 30분께 서울 중구 약수동의 한 도로에서 동갑내기 연인을 주먹과 발로 때려 치아 6개를 손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그는 주변 시민들이 만류하자 다른 일로 빌려뒀던 1t 트럭을 운전해 사람들에게 돌진할 것처럼 위협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범행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65%였다.

 전북지역에서도 데이트 폭력이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3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데이트 폭력은 606건으로 매년 200여 명 이상이 고통을 받고 있다. 올해도 지난 6월까지 벌써 113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데이트 폭력 유형도 다양하다. 감금, 상해, 협박에 이어 살인까지 범죄의 수위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군산에서 여자친구 행동이 거슬린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폭행을 일삼은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B(42)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여자친구를 맥주병과 주먹 등으로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월에는 50대 남성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고도 발생했다. C(58) 씨는 지난 2월 13일 전주시 중노송동 한 주택에서 여자친구 B씨(46·여)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 주변에는 타다 남은 번개탄과 1m 길이의 몽둥이 그리고 유서가 놓여 있었다. C 씨 유서에는 “여자친구 때문에 사기를 당했다. 여자친구를 죽이고 나도 따라 죽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는 “데이트폭력은 피해자가 가해자와 잘 아는 사이인 특성상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못 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실질적 피해는 경찰에 신고된 공식적 기록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필요한 경우 신속한 신변보호조치를 시행하고 신고자에 대한 익명성을 보장할 계획이다”며 “폭력성·상습성 여부 등을 상세히 확인해 2차 피해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전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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