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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가맥축제’를 기다리며
홍용웅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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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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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난히 일찍 찾아온 여름은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시원한 맥주 한잔을 생각나게 한다. 언제부턴가 젊은이들 사이에 치킨과 맥주를 결합한 ‘치맥’이라는 음주행태가 널리 퍼졌지만, 본래 우리나라 서민들이 즐기던 맥주 안주는 값과 맛을 겸비한 건어물이었다. 기름으로 튀긴 치킨보다 잘 구운 황태가 찬 맥주와 궁합이 더 잘 맞으며, 건강에도 덜 해롭다는 것은 불문가지의 상식이다.

 옛 전북도청 제2청사가 있던 경원동 일대는 이른바 가맥 일번지이다. 어둠이 찾아오면 골목은 불야성을 이룬다. 그중에서도 달콤한 북어 장소스로 일가를 이룬 ‘ㅈ슈퍼’와 촉촉한 명태포와 그 부산물로 맵싸한 수제비를 끓여내는 ‘ㅇ슈퍼’, 정성껏 두들기고 연탄불에 구워낸 갑오징어의 ‘ㄱ상회’ 등 전통의 노포(老鋪)들은 저마다 비장의 무기로 전주만의 가맥 문화를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가맥’이란 ‘가게 맥주’ 혹은 ‘가정용 맥주’의 줄임말이다. 누가 언제부터 그런 표현을 사용했는지 아직껏 그 고고학적 연원은 정확히 밝혀내진 못했다. 아마도 동네가게 앞 간이테이블에서 가정용 맥주를 건어물이나 과자 등 간단한 주전부리를 안주 삼아 마셨던 것이 그 시초인 것 같다. 주세법상 정상 유통되는 업소용이 아닌 가정용 맥주로 행해진 영업행위인 까닭에 가맥은 합법과 탈법의 모호한 경계 위에서 그 독특한 면모를 보여왔다.

 그리하여 전주의 가맥은 서민의 애환을 자양분으로 특유의 자생력을 견지해 왔으며, 마침내 지역을 대표하는 히트상품으로 등극하였다. 그러던 차에 송하진 지사의 아이디어가 발단이 되어 드디어 2015년 8월, 전라북도와 경제통상진흥원의 후원 아래 민간 주도로 ‘전주가맥 축제’가 성공리에 개최된 것이다. 이후 2016년에도 계속되면서 전국에서 가장 특색 있는 축제의 하나로 착실히 자리 잡아 가고 있다.

 3일간 진행된 지난해 가맥축제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매일 수천의 인파가 점령한 옹색한 테이블과 간이의자 사이를 뚫고 맥주를 나르는 자원봉사 청년들의 노고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넥타이를 풀어헤친 직장인들과 멀리서 유혹을 못 이겨 찾아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였다. 마치 독일의 ‘옥토버 페스트’에 온 듯 먹고 마시고 추임새를 넣으면서 놀이하는 인간의 본성을 유감없이 표출하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그것도 단 한 건의 사건사고 없이.

 가맥 축제는 여느 해보다 무덥고 지루할 올여름에 추억의 한 장을 만드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최고의 맛 집들이 정성스레 만든 안주를 벗 삼아 직장상사 험담이나 새 정부에 대한 기대, 자녀의 취업난 같은 우리 일상의 애환과 소망을 분출하는 감정의 해방구가 될 것이다.

 올해 제3회 가맥축제는 8월 10일부터 사흘간 전주종합경기장에서 개최된다. 작년보다 더 풍성해진 이벤트와 함께 청년상인과 사회적 경제 주체들의 판매 공간도 마련하는 등 축제의 건설적 역할을 강화해나갈 작정이다. 많은 분들이 당일 생산된 청량한 맥주를 마시며 소통하는 바쿠스의 향연에 동참하여서 한 여름 밤의 꿈을 즐기면 좋겠다.

 격조 높고 풍요로운 축제 준비를 위해 휴가도 반납하고 동분서주할 조직위원회와 집행위 관계자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리며, 후원기관의 일원으로서 2017년 전주가맥 축제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한다.

 홍용웅<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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