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혁신할 좋은 기회
교육을 혁신할 좋은 기회
  • 김동근
  • 승인 2017.07.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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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구도 모른다. 최고의 지성인 대학교수들도 향후 10년 동안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미래를 예측하기란 무척 어렵다. 그래서 현재 대부분 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최신의 지식을 전달하는데 그치고 있다.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도구가 스마트폰이다.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잡스가 2007년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어 놓은 후 발전과 성숙까지 10년 걸렸다. 개인이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시기가 30년에서 40년 사이라고 한다면 대학에서 스마트폰 제조만 배운 학생은 자신의 직장 생활 중 1/3이나 1/4만 적용될 지식을 배운 것이다. 이후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탄생한다면 이러한 변화에 순응하고 적응하지 못하는 직장인은 도태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은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혁신과 기업가정신을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다수 교수들은 아직도 학생들에게 가르칠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이 가르치는 지식은 불과 몇 년 사이에 급속하게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 초·중·고의 현실은 어떠한가?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명문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명문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많은 사교육비를 감당하면서 자녀들을 어린나이 때부터 내신에 유리한 암기위주의 교육을 가르치는 학원으로 내몰고 있다.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는 창의성이 높은 학생들이 필요하고 또 이러한 학생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내신 점수가 높은 학생들이 창의력도 높은 것일까? 최근 국내 모 중앙일간지에서 고등학교 2학년 89명을 대상으로 내신 성적과 창의력 평가(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를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는 학생들의 내신 성적과 IB 성적은 통계적으로 상관관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평가에서는 내신 상위권 학생 7명이 IB 시험에서는 최하위권(하위 20%)에 포함되어 암기를 잘해 내신 1등급을 받아도 IB 창의력 시험에서는 7~9등급을 받았다. 내신에서는 하위권이지만 IB 시험에서는 상위 성적을 기록한 학생도 다수였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일까? 우리 중·고교 교육시스템은 학생들에게 영어단어 하나 더 외우게 하고 수학문제 하 더 풀게 하는 암기식 교육이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고 글쓰기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 사고력과 융합능력, 창의력은 꾸준한 독서와 자기 생각을 정리하여 글로 표현하는 글쓰기, 토론하고 질문하는 토론식 수업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 사고력과 융합능력, 창의력이 뛰어난 학생이더라도, 암기식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면 현 교육시스템에서는 내신 성적이 나쁘게 나올 수밖에 없다.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고 암기위주의 교육인 현재의 교육시스템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지 않다. 교육의 최정점에 있는 대학이 우선 변해야 한다. 대학당국은 학생선발제도부터 고민해야 한다. 지금도 대학마다 다양한 입시전형을 마련하여 학생 선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이 무엇인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잘 적응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인재상을 제시하고 선발하게 되면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이에 걸맞게 학생들을 가르칠 것이다.

 급격히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학생들이 현실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전공만으로는 불가능하고 학과를 넘나드는 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대학은 학생들이 다양한 전공에서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는 대학에서 배운 지식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고 평생교육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 대학은 평생교육기관으로 변모해야 한다.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답이 아닌 질문을 배우는 것이 학문이라고 하면서, 나에게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1시간 있고, 그 해결책에 내 인생이 달렸다면, 나는 우선 어떤 질문을 제기하는 게 적합한지 판단하는 데 55분을 쓸 것이다. 일단 적절한 질문을 알기만 한다면 문제 해결엔 5분도 걸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왜’라는 질문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 학문(學問)의 의미는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물음(問)을 배우는 것(學)’이다.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답변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질문 중심의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개인 중심이 아니라 팀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학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것을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김동근<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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