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녀와 소통하기
청소년 자녀와 소통하기
  • 김병수
  • 승인 2017.07.1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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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박사의 건강한 가정 만들기 프로젝트 ‘함께 답하는 가족이야기’ <10>
 요즘 중·고등학교는 기말고사로 정신이 없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데리러 학교에 갔더니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삼삼오오 걸어 나오는 모습이 한가롭고 이뻐보인다. 스트레스, 학교폭력, 왕따 이런 문제가 전혀 없는 오직 젊음으로 활기차 보이기까지 한다. 이 아이들이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청소년기이다. 청소년기는 아동기와 성인기의 과도기에 있기 때문에 갈등과 혼란, 사회적 경험과 책임감에 대해 양면적 감정을 경험한다. 자신의 정체감을 발달시키고 성에 대해 관심이 증가하고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기 중심성이 발달된다. 부모의 보호로부터 벗어나 독립적인 행동하기를 원하면서도 의존적인 태도는 여전히 갖고 있다. 청소년 자녀를 키워본 부모들이 가장 많이 들어본 아니, 한번 쯤 들어본 적 있는 말이 “내가 알아서 하거든요!”일 것이다.

 이 시기의 자녀들은 부모와 대등한 입장에서 상호작용하기를 원하지만, 부모는 자녀와 가치관 차이와 대화의 기술부족으로 독립적이고 자율적이 되려는 자녀와 갈등을 겪게 된다.

 청소년 자녀는 입시경쟁으로 상당한 정도의 학업스트레스를 경험하고 부모와의 부정적이고 소원한 관계, 사회적으로 독단적이고 반항적인 성향, 그리고 쉽게 분노하는 성향, 자기 통제력 약화 등을 경험하고 일탈과 비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더불어 이 시기 부모는 중년기로서 신체적으로 노화, 노쇠하신 부모세대의 부양과 직장에서 어느 정도의 중역으로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이다. 이 두 세대 즉, 중년기 부모와 청소년기의 가족 간 갈등이 가정 내 부부의 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청소년 자녀의 발달을 돕기 위해 부모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청소년기에 있는 우리 자녀가 이루어야 할 숙제가 있다. 이 숙제를 발달과업이라고 하는데, 헤비거스트(Havisgfurst)는 ① 자신의 신체적 변화를 안다. ② 건강한 이성 관계를 확립한다. ③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성역할에 대해 학습한다. ④ 부모와 성인으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하려고 노력한다. ⑤ 경제적 독립의 필요성을 습득한다. ⑥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고 준비한다. ⑦ 행동의 지침이 되는 가치관과 윤리체계를 습득한다 등을 청소년기 발달과업이라고 제시하고 있는데, 부모는 이러한 발달과업을 완성할 수 있는 조력자가 되어 주어야 할 것이다.

 부모는 자녀의 역할과 규칙에 대해 재 협상할 필요가 있다. 가령 아침마다 깨워주었던 자녀에게 학교 등교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일어나야 할 시간을 스스로 결정하고 알람시계를 활용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을 갖고 자기 스스로 의사결정과 자립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개별적이고 자율적인 존재로 인식할 수 있도록 관계를 재조정해야 할 것이다. 부모는 자신의 통제를 줄여나가기 위한 가정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다음으로 부모는 자녀의 자아 존중감을 강화시켜주어야 한다. 가정 내에서 부모를 통해 발생하는 부정적인 평가는 자녀의 자아 존중감이 낮아지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지지와 격려의 부모 의사소통은 자녀의 자아 존중감이 향상되게 한다. 결과중심적인 칭찬과 격려보다는 노력의 과정, 구체적인 칭찬과 격려가 자녀에게는 ‘영혼있는 칭찬’으로 받아들여진다.

 끝으로 부모는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 한계설정은 자녀에게 준수하길 기대하는 규칙을 알리는 것이며, 그들의 특성과 과거 결정을 토대로 결정하거나 최소한으로 정할 수 있다. 가령 용돈, 성적, 가사분담, 귀가시간, 이성교제 등에 관한 규칙과 한계는 자녀의 행동범위를 설정하는데 필요하다. 일관성 있게 그 규칙과 통제력을 행사함으로서 부모로서 권위를 유지시킨다. 특히 중요한 가치를 가르칠 때에 엄격한 제한이 필요하며 금지사항은 단호하게 전달해야 할 것이다.

 이 시기 부모는 자녀와 언쟁을 최소화해야 한다. 언쟁을 할 때 자녀 앞에서 자제력을 잃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기성세대에 비판적인 자녀는 잔소리로 들을 수 있다. 부모와의 언쟁으로 자녀가 변화될 것이라는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다. 우선은 경청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태도는 자녀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끝>

 / 글 = 김병수 가족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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