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우수한 자연환경! 보호지역 지정으로 보전해야
도내 우수한 자연환경! 보호지역 지정으로 보전해야
  • 조병옥
  • 승인 2017.07.05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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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여름 밤, 무더운 날씨에도 지역주민들이 손에 촛불을 들고 장수군청 앞에 모였다.

 금남 호남정맥의 종산 이자 억새밭으로 유명해 매년 수만 명의 탐방객이 찾는 장안산 일대에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결국, 풍력발전단지 조성계획은 무산되었고 나아가 지역주민들은 우수한 자연경관과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장안산을 지킬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개발을 우선시하던 지난날과는 달리 자연환경 보전에 대한 지역주민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18세기 중엽 산업혁명 이후 폭발적인 인구증가, 급속한 도시화 및 산업화는 지구의 기후변화를 야기면서 생물서식지가 축소되고 생물종은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지구의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생태계가 30% 멸종한다고 하니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심각성을 인식한 세계 114개국 대표와 민간단체들은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리우환경회의)에 모여 지속가능한 개발과 환경보전을 위해 지구온난화 방지협약과 함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보전을 위해 전 지구적으로 보호지역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그리고 2010년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2020년까지 육상생태계의 17%, 해양생태계의 10%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Aich Target 11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보호지역 확대를 단순히 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실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보호지역은 2014년 12월 기준 육상 12.6%, 해양 1.41%로 국제적 평균인 육상 15.4%, 해양 8.4%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보호지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환경부는 2020년까지 생태·경관보전지역을 현재 약 242㎢에서 600㎢로, 습지보호지역을 약 126㎢에서 250㎢로 확대하기 위해 매년 3~5개 지역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현재 전북지역에는 환경부지정 생태·경관보전지역은 한 곳도 없고, 다만 고창 운곡습지와 정읍 월영습지 2개소(면적 2.305㎢) 만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이는 환경부지정 생태·경관 및 습지 보호지역 면적(367.893㎢) 대비 약 0.63%로 보호지역 지정비율이 매우 낮은 상태다.

 우리 지역 내에서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생태·경관이 빼어난 곳을 찾아 보호지역으로 지정·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는 이유다.

 이러한 정부정책과 지역여론을 반영하여 새만금지방환경청에서는 지난해 「전북지역 보호지역 확대 지정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2022년까지 경관이 수려하고 생물다양성이 높은 9개 지역을 국가보호지역(생태·경관 5개소, 습지 4개소)으로 지정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첫 단추로 ‘17년도에는 장수 장안산과 고창 인천강을 각각 생태·경관보전지역,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자 지자체와 머리를 맞대고 추진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한편,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갖가지 규제로 개인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 악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고창 운곡습지와 같이 보호지역 지정에 따른 정책·재정적 지원이 오히려 지역공동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모티브가 될 수 있다.

 운곡습지보호지역은 생태복원과 이용시설 설치를 위한 예산투입, 주민감시원과 자연환경해설사 채용, 연간 1만 7,000명의 생태탐방객 방문으로 꾸준히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는 생태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다.

 또한, 정부에서 논의하고 있는 생태계 서비스지불제가 도입되면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대가가 지역으로 환원되어 자연환경보전과 지역경제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전북지역 내 우수한 생태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할 수 있도록 보호지역 확대지정에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한다.

  새만금지방환경청장 조병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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