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살 할아버지의 태권도원 나들이 눈길
102살 할아버지의 태권도원 나들이 눈길
  • 남형진 기자
  • 승인 2017.06.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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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102세의 양영섭 할아버지가 무주 태권도원 T1아레나 2층 관람석에서 아들 양래수씨 부부와 함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양 할아버지 손엔 영문과 한글로 쓰여진 환영 인사말이 적혀있는 A4 용지가 들려 있다.신상기 기자

“전 세계에서 2017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무주 태권도원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무주 사람들의 친절함과 훈훈한 마음을 보여주고 싶어서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29일 무주 태권도원 T1아레나 2층 관람석에는 분홍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102살 양영섭 할아버지가 많은 관람객들 사이에서 눈길을 끌었다.

100살을 넘긴 고령의 양 할아버지는 거동이 자유롭지 못해 휠체어에 앉아 아들 양래수(68)씨 부부와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젊은 청년들처럼 큰 소리와 제스처로 응원전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무주를 찾은 전 세계 태권도인들을 생각하는 양 할아버지의 마음과 눈빛은 참 따뜻했다.

지난 27일에도 T1경기장을 찾아 마음을 다해 세계 각국 선수들을 응원했다는 양 할아버지는 “이번 대회 개막식(24일)에도 오고 싶었지만 초청장이 없어서 올 수 없었다”며 많이 아쉬워 했다.

이날 양 할아버지의 주름진 손에 들여있던 A4 용지에는 영문과 한글로 쓰여진 환영 인사말이 적혀 있었다.

이 환영 인사말은 청력이 떨어져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할아버지를 위해 태권도원 방문시 외국 사람들과 간단한 의사 소통을 하시라는 착한 손녀딸(34)의 배려였다.

102살 양영섭 할아버지는 이날 “대회 기간 동안 태권도원을 찾아 경기도 관람하고 외국 사람들과 인사도 나누고 악수도 했다”며 “태권도원을 찾은 많은 외국인들이 무주 군민들을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들로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무주에서 태어나 무주에서 평생을 살아왔다는 양영섭 할아버지는 2017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폐막식이 열리는 30일에도 태권도원을 찾아 전 세계 태권도인들과 석별의 정을 나눌 예정이다.

남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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