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뜻, 그리고 사람의 일
하늘의 뜻, 그리고 사람의 일
  • 강병재
  • 승인 2017.06.2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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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일부 도서지역을 제외하면 어디를 가든 손쉽게 물을 사용할 수 있다. 수도꼭지를 열면 언제든지 물이 “콸콸”나온다. 도시지역은 여태까지 우리는 물의 부족함을 모른 체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UN인구행동연구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물 부족국가이다. 우리나라의 강수량은 세계평균보다 1.6배 많지만, 높은 인구밀도로 실제 쓸 수 있는 물은 세계 평균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런데 물 사용량은 독일, 덴마크의 2배 수준이고, 미국, 일본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준이다.

 21세기에는 물 부족 사태가 인류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10년 전부터 나온 말이다.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인류는 부족한 물 때문에 기아와 전쟁을 겪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물을 안보차원에서 다루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역시 물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비켜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최근 지구온난화 등 환경변화에 의한 강수량 패턴의 변화로 지속적인 가뭄이 이어지고 있어 그 문제는 더 심각하다.

 전북지역의 용수공급을 책임지는 용담댐과 부안댐의 경우, 현재 댐 저수량은 용담댐이 295백만㎥(예년의 100%), 부안댐이 17.0백만㎥(예년의 61%) 수준으로, 정상적인 용수공급에 지장이 없는 가뭄‘정상’단계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인해 전국이 신음하고 있다. 특히 충남 서북부 지역 8개 시ㆍ군에 물을 공급하는 보령댐의 저수율이 8%대로 떨어지고 있어 생ㆍ공용수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대로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주민들이 겪는 어려움은 더 커질 전망이다.

 K-water에서는 충남지역의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위해 선제적인 용수수급대책을 시행해 왔다.

 충남 서부 8개 시ㆍ군에 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은 작년 8월부터 가뭄 심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하천유지용수를 비축해 왔고, 지난 3월에는 보령댐이 가뭄 경계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보령댐 도수로를 즉시 가동하였다. 이를 통해 생·공용수 공급량의 약 50% 수준인 일 11만 5천톤의 금강 물을 보령댐으로 유입함으로써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용수를 공급해왔다.

 또한, 지난 6월부터는 지속 심화하고 있는 가뭄에 대비, 심각단계 도달을 예방하기 위해 보령댐 급수지역에 타 수원의 물을 공급하는 급수체계 조정을 병행하는 등 용수수급 관리에 역량을 집중해 오고 있다.

 아울러 시설적인 측면뿐 아니라 대국민 홍보를 병행하여 물절약을 적극 독려하고 가뭄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자체, 시민단체 및 K-water가 연계하여 물절약 공동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정적인 자원인 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물을 사용하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인식 개선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은 비단 일부 지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인 기후변화로 우리 모두가 가까운 미래에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범국민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개인의 자율적인 물 절약 실천이 절실히 요구되며, 솔선수범하여 함께 노력하면 가뭄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가 있을 것이다. 생활 속에 물 절약방법으로는 샤워시간 줄이기, 세탁물을 모아서 한꺼번에 세탁하기, 양변기 물탱크에 벽돌 한 장 넣어두기, 양치·세면·설거지할 때 물을 받아서 사용하기, 계량기 밸브를 반만 열어 적정수압으로 물 사용하기 등이 있다.

 가뭄극복은 우리 모두의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가 다 같이 걱정하고 노력해야 한다. 당장 피부에 와 닿지 않기에 무심히 흘린 물은 단 몇 푼으로 지불하는 경제적 대가가 아니다. 노랗게 마른 작물과 맨살을 드러낸 논바닥에 생기를 붙어 넣는 가치를 무심코 흘려버린 것이다.

 가뭄은 하늘의 뜻이지만 이겨내는 것은 사람의 일이다.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 국민 모두가 배려하고 협력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병재 k-water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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