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2의 한국판 기적의 오케스트라 만들기는 전북 순창군 지역에 거주 중인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과 비(非) 다문화 청소년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국악 하모니를 목표로 삼고 있다.
총 1억2천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이번 사업에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사는 악기구입을 위한 비용 2천500만원을, 전북도립국악원은 재능 기부 등 3천800만원을, 순창군과 순창교육지원청은 5천700만원을 각각 지원한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 전주공장과 전북도립국악원 등은 28일 순창군과 함께 순창 청소년수련관 강당에서 ‘무지개 국악 오케스트라’ 창단식을 개최했다.
이날 창단식에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사와 전북도립국악원 등 관련 참여단체, 김승환 전북교육감과 황숙주 순창군수 등 관련 각급 기관장을 비롯한 총 40명으로 구성된 무지개 국악 오케스트라 단원 및 가족, 지역주민 수백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이날 창단식을 기점으로 오는 7월3일부터는 전북도립국악원이 주 2회씩 10명의 전문 국악인들을 지원해 약 3년간에 걸쳐 가야금과 거문고, 해금, 아쟁, 대금, 판소리 등 부문별 1대1 맞춤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과 전북도립국악원은 이번 제2의 기적의 오케스트라 만들기 사업이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다문화 가정과 비(非) 다문화 가정 간 문화장벽과 이로 인한 소통 부족, 갈등 등을 허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2년에도 전주 소재 삼성보육원 원생들 28명으로 구성된 한국판 엘 시스테마 ‘바람꽃 국악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한편 이번 기적의 오케스트라 만들기 사업의 롤모델 격인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의 경제학자이자 아마추어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1975년 창시한 무료 음악나눔 운동이다.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빈민가 차고를 무대로 빈민층 청소년 11명과 함께 시작한 이 운동을 통해 아브레우 박사는 아이들을 범죄와 마약의 유혹으로부터 구출해 내는데 성공했고, 로스엔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최연소 상임 지휘자인 구스타보 두다멜, 베를린 필하모닉 최연소 더블베이스 연주자 에릭슨 루이즈 등 걸출한 음악가를 다수 배출해 내기도 했다.
40여년이 지난 지금은 전 세계 190여개 센터에 26만여명이 가입돼 엘 시스테마를 통한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꿈꿔 나가고 있는 중이며, 아브레우 박사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제10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완주=정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