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사진가 성남훈의 ‘불완한 직선’
다큐멘터리 사진가 성남훈의 ‘불완한 직선’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06.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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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훈,European Refugee Crisis, Presvo-sid, Serbia, 2016.
 오랫동안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온 사진가 성남훈의 작품은 부연설명이 필요없다. 그의 시선을 묵묵히 따라가다보면, 인간의 존엄성, 그 실존에 대한 물음에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는 1989년, 패션사진을 공부하겠다면서 프랑스로 건너갔던 성남훈 작가가 파리의 외곽에서 만났던 루마니아의 집시의 모습은 그의 삶을 180도 바꿔놓았다.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출발했던 이 다큐멘터리 작업들에 오랜 세월이 켜켜이 쌓이다보니 의무감 혹은 사명감으로 그를 휘감아, 성남훈이라는 실존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난 25년간 수많은 분쟁지역과 소외지역을 찾아다니면서 유민들의 부유하는 삶을 기록해 왔던 성 작가가 최근 4년 동안 시리아 등 발칸루트를 부유하는 유럽 난민들의 모습을 촬영한 소중한 기록을 공개한다.

 성남훈 개인전 ‘불완한 직선’이 28일부터 7월 16일까지 서학동사진관에서 열리는 것. 작가와의 대화는 7월 1일 오후 4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극한의 상황에 있는 난민들 속으로 몸을 던진다는 것은 것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을까?

 나라가 더 이상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상황 속에 목숨만이라도 부지하기 위해 삶의 터전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 일제 침략과 한국전쟁이라는 멀지 않은 근대사 속의 생채기를 떠안고 살고 있는 사진가의 눈에 유럽의 난민사태는 켤코 먼 이야기가 아니었을 터다.

 그는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레바논, 요르단, 터키, 그리스,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등 발칸루트를 따라 취재에 임했다. 그 곳에서 만난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의 난민들의 모습은 자신이 수십년째 보아온 그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난 1999년 발칸의 코소보 사태 당시 그가 취재했던 사진과 수첩에도 똑같은 상황이 그려져 있었고, 앞으로도 지속될 불완한 삶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인간의 가장 기본권인 생명마저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 과연 이게 나라인가? 그렇다면, 사진가로서 무엇을 해야하는가?

 이에 대해 성남훈 작가는 “사진의 힘이 센 이유는 ‘부재(不在)를 현존(現存)으로’불러오기 때문이다”면서 “지난 25년간 찍은 난민들의 사진이 중요한 이유도 사진이 그들의 존재를 증명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이며 그들이 부재한 이후에라도 사진은 남아, 난민들의 삶의 역사를 증명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시 관람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월·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 2천 원.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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