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자리 틔우고, 텃밭에 모종 심고, 모내기로 이어지는 봄농사는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진다. 이 때 찾아온 명절이 ‘단오’(음력 5월 5일)다. 두 마지기 논에 손모로 심은 모가 뿌리를 잡아 일어서고 텃밭의 작물들이 땅맛을 알아갈 때 장승학교에서는 잔치 마당이 벌어졌다.
우리 할머니할아버지가 청년일 적에 단오는 제일가는 동네잔치였다. 동네마다 동아줄을 꼬와 그네도 만들고, 보릿고개에 십시일반 쌀을 모아 수리취떡도 나누어 먹고, 창포물에 머리도 감고, 동네청년 모두 나와 힘을 겨루는 씨름판도 벌였다는데 우리 세대는 단오가 생소하기만 하다. 사라져가는 옛 전통도 되살리고, 농사짓는 농부에게 가장 큰 명절인 단오의 참 뜻을 배워보고자 도서관 문화행사로 ‘얼쑤! 단오 놀자!’를 진행하였다. 이 주간에 ‘장명루 만들기’, ‘단오부채 만들기’ ,‘수리취떡 먹기’ , ‘화채 만들어 먹기’, ‘창포물에 머리 감기’등의 다채로운 잔치가 벌어졌다.
단오 주간은 유치원부터 전학년 학생들, 교직원과 학부모가 한 마음이 되어 우리 문화를 즐기고 뭔지 모를 끈끈함을 느낀 뜻 깊은 행사였다. “옛날에 단오날엔 이 큰 나무에 그네도 메고, 음식도 나눠먹고, 씨름판도 벌어졌는디 요즘은 썰렁혀!”라고 푸념하시며 눈가가 촉촉해지시는 동네 어르신들께도 신명나는 잔치 마당을 함께 즐기실 수 있도록 판을 키워보고 싶다. 내년에는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한바탕 신나게 놀았으니 이제 꼬마 농부들은 손모로 심은 논에 나가 모도 때우고, 여름 내내 피사리도 열심히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