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외과 전문의가 쓴 ‘새 부리 가면을 쓴 의사와 이발소 의사’
심장외과 전문의가 쓴 ‘새 부리 가면을 쓴 의사와 이발소 의사’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06.2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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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명과 야만, 과학과 미신이 뒤엉킨 불경한 의료의 역사를 풀어낸 책이 나왔다.

 타이완의 심장외과 전문의인 지은이가 3년간 어렵게 수집한 자료를 정리한 의료 역사의 불경한 풍경들.

 ‘새 부리 가면을 쓴 의사와 이발소 의사(시대의창·1만6,500원)’에는 황당무계하고 잔혹하며 신기하기 짝이 없는 의료 역사의 뒷골목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를테면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에는 상사병을 일종의 우울증으로 보았는데, 재미있게도 상사병이 치질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 명의 갈레노스는 상사병을 치료하려면 환자의 치질 부위에서 피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10세기 때 페르시아의 명의 라제스는 상사병이 깊어지면 환자는 늑대 인간이 되든지 아니면 죽는다로 기록에 남겼고, 17세기 프랑스 의사 자크 페랑은 비극을 막기 위해 환자가 기력이 쇠약해질 때까지 정맥에서 지속적으로 피를 뽑으라고 권했다. 그러나 현대의학에서는 상사병을 감정 조절 장애로 볼 뿐이다.

이처럼 지은이는 만병통치 처방으로 인식된 미라에서부터 신화와 관련된 마지막 이야기까지, 지금 시각으로 보면 그야말로 가관인 이야기들을 쉴 새 없이 소개한다.

 그러면서 그는 300년 전의 의학적 성과가 오늘날에는 야만적인 것으로 치부될 수 있겠으나, 300년 후에는 현대 의학이 똑같이 평가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인다.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끊임 없이 벌어지는 이 시대에 전하려는 메시지는 생각해보면 현실이 훨씬 더 터무니없다는 이야기는 아닐지….

 책을 옮긴 김성일 문학박사는 전북도청에서 국제정책전문위원으로 중국과의 교류를 담당하면서 국제교류 관련 행사 기획과 진행, 의전, 통번역 업무를 담당했다. 지은책으로 ‘고사성어대사전’‘생활한자 공부사전’‘독학 중국어 첫걸음’등이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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