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군산시 공무원들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개월째 상경해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한, 연일 한낮 더위가 30도를 웃도는 폭염속에서 방제복을 입고 방역과 사람과 차량의 이동 통제에 나서는 말 그대로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다.
이 덕분에 지난달 말 서수면 소재 한 농장에서 농장주의 어처구니 없는 안일하고 미숙한 대응으로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AI가 조기 종식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어려울 때 존재감이 돋보인다 했던가.
어쨌든 시 공무원들의 사투가 위기 극복에 원동력이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천재지변에 능동적으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공무원이 있었기에 예기치 못한 사태를 수습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꼭 공무원을 추겨 세우고 공무원 편에서 서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공권력이 땅에 떨어졌다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행정이 질타당하고 원인을 행정의 무능 탓으로 돌린다.
또 행정을 몰아붙이고 가혹할 만큼 비판을 가해야 유능하고 지도층 인사로 행세하고 대접(?)받는다.
이러다 보니 늘 지역이 시끄럽고 어수선하다.
이 대목에서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시가 떠오른다.
“연탄재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자신의 몸뚱아리를
다 태우며 뜨끈뜨끈한
아랫목을 만들었던
저 연탄재를
누가 발로 함부로 찰 수 있는가 ?…”
작금의 군산, 인구도 일자리도 줄고 경제적으로 어렵다.
사람들 얼굴에서 웃음꽃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행동은 귀감이 아닐 수 없다.
이들에게 수고했다는 격려의 박수와 위로의 말을 전해주면 어떨까.
한발 더 나아가 일련의 사태들을 계기로 군산시가 새롭게 도약하는 발판을 구축하는 데 시민들의 역량을 모았으면 한다.
‘역전의 명수’, 위기 때마다 강해지는 게 짠물 도시 군산의 저력이다.
군산=정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