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사무관, 완주에서 지방행정의 꽃으로 피어나다
지방자치단체 사무관, 완주에서 지방행정의 꽃으로 피어나다
  • 배진환
  • 승인 2017.06.15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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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겨보는 TV 프로그램 중에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가 있다. 수 십 년간 한 분야에 종사하면서 남다른 열정과 노력으로 달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의 진정성 있는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목공예의 달인, 도배·장판의 달인, 떡볶이의 달인 등 소박한 일이지만 오랜 숙련과 생활 속의 지혜를 통해 얻은 필살기로 보는 이들에게 유쾌한 감동을 전해주는 것이 마치 오랜 기다림 끝에 활짝 핀 꽃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공직사회에도 오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달인’ 급의 내공을 쌓아 꽃으로 비유되는 사람들이 있다. ‘지방행정의 꽃’이라 불리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관들이다. 이들은 시·도의 팀장, 시·군·구의 과장 또는 읍·면·동장으로 대한민국의 일선행정을 책임지면서 지방자치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중견관리자들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사무관이 되려면 대부분 이 삼십여 년을 오롯이 공직에 종사하며 주민을 위해 봉사하여야 한다. 오랜 세월을 보낸다고 모두 사무관이 되는 건 아니다. 다양한 업무 분야에서 산전수전 다 겪으며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아야만 오를 수 있는 자리이다.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지방공무원 30여만 중 사무관의 비율은 5.5%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그 어려움을 보여준다.

각 자치단체에서 사무관 승진후보자로 결정되면 전북 완주군에 있는 지방행정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지방행정연수원은 중견관리자가 갖춰야 할 리더십과 직무역량 배양 등을 위해 1967년부터 5급승진리더과정을 개설하여 6주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6년까지 54,741명이 수료하였고 금년에는 3,300여명이 교육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자치단체의 사무관이 된다는 것은 실무자에서 조직을 관리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중견관리자로 한 단계 성장한다는 의미로서 그만큼 기대와 역할, 책무가 커지기 때문에 다양한 교과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새로운 정부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공직자상 정립을 위한 공직가치, 국정과제 등의 기반가치 교육을 통해 공직자로서의 소명의식과 자긍심을 새롭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헌법, 지방자치, 지방재정 등 직무가치 교육을 통해 종합적 안목과 균형적 시각을 배우고 있으며 문제해결, 팀워크, 협의·조정 등 중견관리자로서 핵심역량을 함양하는 역량교육이 있다. 그 밖에도 분임과제 연구, 민생체험 등을 통해 현장에서 직접 정책의 답을 구하는 과정도 마련되어 있다.

5급승진리더과정은 전국 243개 자치단체에서 온 다양한 연령과 직렬의 교육생들 간 공직생활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하며 전국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소중한 기회이다. 이를 통하여 어느 한 지역의 공무원에서 시야를 넓혀 다른 지역과의 상생, 국가와 국민 전체의 발전과 행복을 고민하는 대한민국의 사무관이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최근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던진 화두처럼 세상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속도와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 모습을 미리 구상하고 대비하는 것은 공무원의 역할이고, 그런 공무원을 키우고 준비시키는 것은 지방행정연수원의 소명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지방행정연수원은 주민들의 생활 터전인 지역 현장에 단단히 발을 디디고, 다가올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시대변화를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변화를 선도하는 창조적 인재를 양성하는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자태 때문만이 아니라 그 꽃이 진 자리에 열매와 씨앗이 남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가 지방행정의 꽃인 사무관 양성을 위해 애지중지 공을 들이는 이유는 결국 주민행복이라는 열매를 얻기 위해서이다. 지금까지 지방행정연수원을 거쳐 간 생활자치의 핵심이자 일선행정의 지휘자인 사무관 한명, 한명이 지방행정의 꽃으로 더욱 향기롭게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배진환 지방행정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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