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아들 이야기 ‘소년의 레시피’
요리하는 아들 이야기 ‘소년의 레시피’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6.14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소년의 레시피

 “우리 아들이 요리를 시작하자, 진짜 이야기가 시작됐다.”

 새로 나온 책 ‘소년의 레시피’(웨일북·13,500원)에서는 요리를 하지 않고 글을 쓰고 있는 엄마에게 야자 하지 않는 아들이 차려주는 행복한 밥상에 관한 단상이 담겼다.

 지은이 배지영 씨의 실제 가족 이야기로 인구 30만의 소도시 군산에서 엄마인 자신을 포함해, 시의회 의원 아빠와 고등학생 큰아들, 늦둥이 막내아들까지 네 명 모두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큰아들 제규는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는 탓에 수업이 끝나도 야간 자율학습을 해야 하지만, 오랜 고민 끝에 집에서 밥을 하고 싶다며 담임 교사에게 말한다.

 그 뒤, 정규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제규는 저녁마다 식구들이 먹을 수 있는 밥을 짓게 된다.

 꼼꼼하게 장을 보고, 레시피에 관한 노트를 쓴다.

 어느덧 자격증을 따려고 혼자 책까지 펼쳐 든 제규의 꿈은, 테이블 서너 개짜리 작은 식당을 차리는 것이다.

 그런 아들의 밥상을 받으며 울고 웃는 엄마.

 이처럼 입시 공부 바깥에서 자기만의 삶을 찾는 소년에 대한 이야기는, 현 시대에 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들을 만한 소중한 이야기다.

 그러기 때문에 첫 장부터 끝 장까지, 일상부터 미래까지 단단해지는 온 가족의 행복 레시피가 독자의 눈길을 끈다.

 엄마 배씨는 책을 지으면서 프롤로그를 통해 “고등학생이 된 제규는 아빠처럼 밥하는 데서 흥미를 느끼고 스스로 궤도이탈자가 되었다”며, “(아들이) 해야 할 학교 공부 대신에 하고 싶은 요리를 하는 과정이 근사해서 밥 짓는 소년을 글로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녀의 남편이자 제규의 아버지인 강성옥 군산시의회 의원은 “책 속에 이야기는 우리 가족의 이야기로 머물 수 있었지만, 행복을 위해 자신의 삶을 요리하고 싶어 하는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밥 한 끼 같은 이야기다”라고 소개했다.

 지은이 배지영 씨는 오마이뉴스에서 주는 올해의 뉴스 게릴라상, 다음 카카오 브런치북 2회 대상을 받은 바 있으며, 소도시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 독립청춘’을 썼다. 

김영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