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산업인 제약산업의 전문인력양성 시급하다
미래 먹거리 산업인 제약산업의 전문인력양성 시급하다
  • 김동근
  • 승인 2017.06.1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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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산업은 세계시장 규모만 2015년 약 1조 달러(1,200조원) 규모로 세계 인구 고령화와 새로운 의료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하여 2020년까지 최대 1조 4,000억 달러(1,680조원)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제약산업은 신약 연구개발(R&D)이 핵심인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제약산업은 기초과학기술과 다학제의 융합 기반산업으로 전문인력과 기술력이 집중할 수 있는 미래산업이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우수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이 제약산업에 취업하여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게 된다면, 국가 전체의 산업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제약산업은 우리나라에 적합한 산업분야이다.

 제약산업의 특징은 장기간 투자와 많은 위험을 수반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신약이 개발된다면 고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 예컨대 고지혈증치료제인 리피토는 2010년 129억 달러(15조 4,800억) 매출을 올려 연간 자동차 94만대를 수출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또한 제약산업은 국민의 건강 주권과 직결되어 있다. 신약개발을 통해 고령화에 대한 만성질환 및 난치성 질환의 극복과 더불어 글로벌 신약개발을 통해 의료비 등 건강보험료와 같은 사회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그리고 제약산업은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약품을 개발하기 때문에 장기간의 임상시험과 인허가의 장벽이 높은 규제산업이다.

 정부에서도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 신성장동력산업(2009년), 제약산업육성특별법 제정(2011년), Phama 2020 비전과 로드맵 수립(2012년 7월), 제약산업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수립(2013년 7월), 제약산업 글로벌 10대강국 도약을 국정과제로 채택(2014년)하였고, 문재인 대통령 정부에서도 제약산업의 발전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규모는 1,200조원 세계시장 중 19조원(1.58% 시장점유율)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선진국과 달리 수출이 15%도 채 되지 않은 내수기반 중심이고, 19조원 중에서도 15조원은 보험급여 의약품을 관리하는 것에 불과하다. 지금까지의 의약품 수출도 대부분 제네릭 의약품(복제약)위주의 단순한 제품 수출이었다. 단순한 제품 수출은 인도, 중국 등 저가 의약품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여야 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글로벌 시장은 상대적으로 고가의약품인 바이오의약품과 암, 다발성 경화증, 류머티스 관절염 등 특수질환 치료제인 스페셜티(specailty) 의약품이 뚜렷하게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제약산업이 발전하려면 국내 내수시장을 탈출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고부가가치 중심, 기술가치 중심으로 제약산업이 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글로벌 신약개발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전문인력양성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약대 교육이 세계적인 산업화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약대 교육이 약국을 개업해 운영하는 개국약사 양성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약대 입학정원은 1,693명으로 전체 약사 중 80% 정도가 개국약사이다. 이에 반해 미국은 44.6%, 일본은 56.4%가 신약 개발 등 연구에 참여하는 연구약사이어서 우리와 대비된다. 그리고 현재 약대 교육은 ‘2+4제(학부 2년+약대 4년)’로 임상약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제약산업에 진출해 신약 개발을 주도하는 연구약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을 하는 것이 어렵다. 4년제 약대에서 6년제 약대 바뀐 후 6년제 약대 졸업생들의 취업현황을 보면 임상약사 비중이 약간 증가하였지만, 제약산업에 취업한 약사비율에는 큰 변화가 없다.

 현재의 약대 교육과 교육체계에서는 글로벌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쉽지 않다.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전문인력양성을 위해서는 약대 입학정원에 얽메이지 말고 사관학교나 경찰대학처럼 특정분야, 예컨대 제약산업에서 일정기간 연구약사로 일하도록 하는 연구약사 전문인력양성기관을 별도로 신설해야 한다. 신약 개발은 화학·생물·제제·공학·임상시험·의과학의 교육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런 제반시설 및 인프라가 갖춰진 대학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제약산업은 기술 간 융합 및 다(多)학제적 특성이 있어 연구약사 양성을 위한 약대 교육은 기초과학·의학·치의학·수의학·대학병원 등 인프라를 갖추는 거점형 국립대학에서 이뤄지는 것이 좋다.

 문재인 대통령 10대 공약 중 1순위 공약이 일자리 창출이다. 미국 Battelle 연구소에 의하면 제약산업 10조원 매출은 연간 1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한다.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산업이 제약산업이므로 정부는 국가 미래 먹거리 산업인 제약산업에 필요한 전문인력양성에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김동근<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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