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날리지 않는’ 태극기 없는 현충일
‘휘날리지 않는’ 태극기 없는 현충일
  • 이정민, 임덕룡 기자
  • 승인 2017.06.06 14: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62회 현충일인 6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태극기 게양률이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상기기자
 현충일, 순국선열을 기르고자 태극기 게양으로 조의를 표하지만, 아파트단지에서는 태극기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매년 현충일을 맞으면 국가를 위해 싸우다 숨진 장병과 순국선열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조기 게양을 한다. 하지만, 전주시내 인구밀집 지역인 아파트 단지 등에서 태극기를 달지 않아 현충일의 의미가 무색해진 모습을 보였다.

 6일 오전 전주시 진북동 일대와 삼천동 등 아파트단지를 다녀보니 태극기가 걸린 세대를 찾는 것은 마치 숨은그림 찾기와 같았다.

 이날 전주시 진북동 일대의 아파트 단지에는 20층 아파트 건물에 겨우 5곳만 게양된 상태였다.

 태극기 없이 휑한 아파트 모습에 주민들은 ‘현충일이 맞느냐’며 멋쩍은 듯 웃어 보이기도 했다.

 아파트 주민 최모(56·여) 씨는 “예전에는 서로 태극기 게양 독려하는 모습이 강해 태극기를 달거나 국경일을 앞두고 여러 단체에서도 태극기를 먼저 나눠주기도 했다”며 “세대가 지날수록 태극기 게양에 대한 인식이 많이 없어진 것만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의 한 아파트 같은 경우 며칠 전부터 엘리베이터 등에 현충일 태극기 게양을 독려하는 공지문을 내걸고 이날 오전 9시쯤 태극기 게양을 안내하는 방송까지 이뤄졌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오전 중 아파트 단지 내부를 순찰하다 보니 태극기가 걸리지 않은 세대가 상당수 있어서 입주민 대표자들과 간략히 의논 후 방송을 하게 됐다”며 “매년 국경일에 태극기 게양을 하지 않는 세대가 줄어드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국기법에 따라 현충일과 같이 조의를 표하는 날은 태극기 깃 면의 세로 너비만큼 내려서 달아야지만, 이를 몰라 태극기를 잘못 게양한 집들도 많았다.

 이처럼 예전과 달리 시민들의 망각 속에 국경일에도 태극기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여기에 최근 보수단체가 태극기를 앞세운 태극기집회를 벌이고 있어 태극기가 국민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 특정 정파의 상징물처럼 변질된 것도 태극기의 위상을 떨어트리고 있다는 반응이다.

 시민 김모(28) 씨는 “태극기는 범죄자를 옹호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닌 우리나라를 위해 몸바쳐 희생한 분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며 “국민이라면 태극기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달아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한편, 일반 가정집과 일반 기업에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태극기를 게양하며, 공공기관과 관공서 등은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게양해야 한다.

이정민, 임덕룡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