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문화의 오지, 시·군의 미래를 위한 준비
미술문화의 오지, 시·군의 미래를 위한 준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06.0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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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더 나은 공공미술관의 미래 <하>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조감도(남원시제공)
 전라북도 14개 시군지역에 공공미술관 건립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라북도 등록미술관인 무주 최북미술관과 정읍시립미술관외에도 순창군에는 올 상반기 공립 옥천골미술관과 섬진강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남원시에는 오는 12월 김병종미술관이 문을 열 예정에 있으며, 군산시와 김제시에서도 공공미술관 건립과 관련된 의견들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주권역으로 집중된 문화예술 활동의 틀을 벗어나 문화소외 지역이었던 각 시군에 미술과 관련된 하드웨어가 구축되고, 논의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정읍시립미술관이나 옥천골미술관의 경우에는 폐 공간을 활용해 미술관을 세웠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인 평가 뒤에는 우려의 시각도 팽배하다. 번듯한 건물만 지어졌을 뿐 인력과 예산, 장기적인 운영 계획 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인 이름을 건 미술관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지역미술계에서는 김병종미술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복수의 지역미술계 관계자는 “작가가 작고한 뒤 작품에 대한 평가가 후세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지면서 미술관이 건립되는 일은 환영할 일이다”면서 “하지만,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가 고향에 작품 기증의사를 밝히고난 뒤 미술관까지 지어지는 현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남원에서 활동 중인 작가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공립미술관의 건립에 개인의 이름을 거는 것은 지금이라도 제고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더욱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미술관 내에 갑자기 김 교수의 처, 소설가 故 정미경씨의 문학공간을 별도로 마련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변경된 점이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남원시는 시립미술관이 아닌 가족기념관을 만들려는 것인지, 그 방향성마저 상실하고 말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출발부터 이렇다면, 향후 미술관에서 공공성을 담보한 연구와 조사, 교육 활동 또한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이에 대해 남원시 관계자는 “김병종 교수님은 화가이기도 하지만 글재주도 뛰어나신 분이고, 고인이 되신 아내분도 유명한 소설가이다보니 다양한 컨텐츠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라도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는 일은 무리가 없다고 봤다”면서 “명예관장실로 활용하려던 20평 남짓의 작은 공간일 뿐이고, 잘 꾸미면 더 많은 관람객들이 미술관에 오랜 시간 머물다갈 수 있을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미술관이라고 특정 짓기 보다는 문학과 미술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개념으로 보면, 문학의 고장인 남원시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의미있는 공간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김병종 교수를 중심으로 현대한국화의 흐름을 정립하고, 남원권 미술가들과 협력해 남원 지역의 특징을 살리는 것을 미술관의 큰 테마인 만큼 공공성의 훼손 문제는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비단 남원시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북지역 곳곳에서도 공공미술관 관련 논의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또 다른 문제들을 도출될 수 있기 때문. 실제, 전국적으로도 작가 개인의 이름을 건 미술관은 꾸준하게 논란이 돼왔고, 지역의 문화예술단체와 첨예한 갈등을 빚으면서 준비된 계획들이 철회되거나 수정된 사례도 빈번했다.  

 이에 따라 각 지역별로 실정에 맞춘 치밀한 준비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시행된‘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으로 예술품 기증과 관련 원칙의 길이 열리기는 했으나, 전북도 등 관계기관이 나서 지역 실정에 맞는 보다 객관적인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한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시군 공공미술관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과 밀착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미술 전문가들은 “시·군지역의 공공미술관의 경우는 열악한 예산 상황 속에 기획전을 여는 일이나 소장품 확대에 주력하기보다는 예술과 문화의 향유층을 넓히기 위해 어린이와 청소년, 시니어층 등 계층별 교육활동에 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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