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 쏟아진 순창지역 피해농민 ‘발만 동동’
우박 쏟아진 순창지역 피해농민 ‘발만 동동’
  • 순창=우기홍 기자
  • 승인 2017.06.0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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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순창군에 우박이 쏟아져 금과면 등 5개 지역의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 사진은 피해지역을 찾은 송하진 지사에게 황숙주 군수가 피해내용을 설명하는 모습. 우기홍 기자
 “더위와 피곤함을 무릅쓰면서 애지중지 키워 온 이 아까운 작물들을 보고 있으면 한숨이 절로 납니다”

 지난달 지름 4㎝를 웃도는 우박이 쏟아져 담배와 오미자, 오디, 고추, 삼채 등이 자라던 1만여평에서 피해를 본 이희관(59. 복흥면 용지마을)씨는 먼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우박은 지난달 31일 오후 5시30분부터 30∼40분가량 쏟아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 그는 “크기가 4㎝가량으로 이때 쏟아진 우박으로 말미암은 농작물 피해액은 1억5천여만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기자에게 밝혔다. 남편 이씨와 함께 하남농장을 운영하는 부인 임근숙 씨도 실의에 빠져 고개를 떨어뜨리기는 매한가지였다. 같은 날 우박 피해를 당한 전남 담양군과 인접한 순창군 복흥면 용지마을 이희관 씨를 비롯해 순창에서는 복흥면과 쌍치, 금과, 팔덕, 풍산지역 농민들이 우박이란 날벼락 때문에 농작물 피해가 극심해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순창군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이번 우박으로 인한 농작물이나 과수 피해현황을 보면 우선 금과면이 69 농가 33.7ha, 복흥 51농가 23.6ha, 쌍치 3농가 1.8ha 등 모두 155농가에 59.1ha에 달한다.

 품목별로는 복숭아가 16ha로 제일 피해가 크다. 또 사과 3.8ha, 블루베리 5.0ha 순이다. 특히 금과면 방성과 계전 및 일목 등이 집산지인 배의 경우 우박 때문에 한참 크고 있는 과실이 깨지는 등의 피해를 당해 출하 때 상품가치가 전혀 없다는 게 해당 농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순창군이 각 피해 현장을 찾아 확인해본 결과 우선 매실과 배, 사과, 블루베리 등 과실은 낙과 피해와 깨지거나 흠집 및 멍 들림 현상으로 완숙 후에도 생과 유통이 아예 어려워졌다. 또 쌍치면 배추는 약간의 피해는 있으나 판매는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복흥지역 배추는 피해가 심해 수확이 불가능할 것으로 군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더욱이 고추는 이식 후 3∼4마디 성장한 상태여서 잎 떨어짐 피해를 보았으며 삼채 또는 감자 등도 같은 잎 떨어짐 피해를 봤다.

 주목할 점은 군이 밝힌 피해면적 등은 지난 1일까지의 집계된 수치로 최종 피해집계는 오는 9일에야 윤곽이 드러날 예정으로 순창지역 우박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순창지역에 갑작스런 우박이 쏟아져 곳곳에 농작물 등의 피해가 발생하자 황숙주 군수를 비롯한 순창군은 농업재해법에 따른 국비 지원(복구비) 확보를 위해 정확한 피해면적 조사 등에 돌입했다. 특히 황숙주 군수는 피해지역을 빠트리지 않고 찾아 해당 농민들을 위로하고 복구비 등의 지원을 위해 모든 행정력과 역량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도 지난 2일 오후 3시께 순창 복흥면을 찾아 이희관씨 매실농장에서 우박 피해농가를 위로한 후 복구비 지원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견해를 내놨다.

 송 지사의 현장 방문에는 황 군수를 비롯한 전북도의회 최영일(순창) 의원과 장명균 순창부군수, 한재현 농협 순창군지부장, 전북도 및 순창군 관계 공무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황 군수는 “우박 피해 농가의 고통이 아주 커 순창군도 피해복구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지사님을 비롯한 전북도에서도 순창의 피해 복구 지원에 만전을 기해 농민들의 걱정을 덜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건의했다.

  송 지사는 “정확한 정밀조사와 국고지원요청 등 농업인들의 피해가 빠른 시일 내에 복구될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지시했다. 송 지사는 또 우박으로 낙과, 타박 피해로 수확을 포기할 상황에 놓인 피해농업인의 애로사항도 꼼꼼히 챙기도록 지시했다.

 한편 전북은 지난달 31일 쏟아진 우박으로 4일 현재 62ha의 농작물 피해가 접수되었으며, 지역별로는 순창이 59ha, 정읍 1ha, 고창 2ha로 집계되었다. 순창은 지역에 따라 우박의 직경이 4㎝가 넘어 수확을 앞둔 매실, 블루베리, 복분자 등의 피해가 커 농업인의 시름이 깊다. 지난 5월 11일 발생한 우박피해는 장수와 순창, 남원에서 67농가, 107.7ha의 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관련법에 따른 농작물 복구비 지원은 재난지수가 300 이상이면 국비 70%와 지방비 30%가 지원된다. 또 재난지수 100 이상 300 미만이면 지방비 100%가 역시 지원된다. 100% 미만일 때는 피해농민이 자력으로 복구해야 한다. 특히 이번 우박피해는 예전과 달리 농업재해보험에 가입한 농민도 보험혜택과 함께 복구비가 지원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순창=우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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