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대결에 이어 세계 최고라는 중국의 커제를 눌렀다. 그리고 알파고는 이제 바둑계를 은퇴한다고 한다. 전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 수보다 더 많은 경우의 수로 경험과 직관을 통한 추상적인 전략을 펼쳐야하는 바둑에서 인간 고수들의 연이은 패배는 인공지능의 현주소를 확인하게 했고, 또 인류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
지성을 갖추고 사고활동을 할 수 있게 한 인공지능은 1940년대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의 에니그마를 시작으로 연구가 진행되어왔으며 현재는 의사보다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펀드 매니저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내는 수준까지 발전하였다. 2045년쯤 인간의 두뇌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 속도보다 과학기술의 진보가 더 빠르기 때문에 머지않은 미래에 인간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거나 인공지능에 의해 멸종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으며, 로봇 전문가 한스 모라벡은 “2050년 이후 로봇이 지구의 지배자가 될 것” 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이런 발전된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간들이 ‘밥만 축내는 존재’로 전락 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유발 하라리는 “당장 대다수의 인간이 이번 생애 구직 사장에서 기계의 도전에 직면 할 것”이라며 “30년 안에 존재하는 직업의 50%가 사라질 것이며 오늘날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교육과 직업훈련이란 사실상 무의미하다”라고 말했다. 영국 옥스퍼드대는 현재 미국에 존재하는 직업 703개중 절반은 향후 10~20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직업을 통해 인간이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재화를 얻을 뿐 만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고 보람을 느끼며 자신의 꿈과 이상을 가꾸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인공지능에 대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자, 전문가들의 경고가 계속되고, 인공지능으로 인해 발생할 문제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인류의 윤택한 삶이라는 목적을 위해 인공지능 개발을 지속한다면 SF영화 속 인공지능으로 인한 절망적인 세계는 더 이상 영화라는 가상의 세계가 아니라 인류가 직면해야 할 현실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아닌 인류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인공지능의 개발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전주사대부고 1학년 지효원
<강평> 인공지능이 얼마나 무서운 속도로 인간의 지능을 위협하고 있는지를 지적한 지적한 글이다. 논술의 기본인 풍부한 논거와 탄탄한 문장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계적인 석학들의 의견을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드러낼 수 있음은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간혹 지나친 인용으로 인해 자기의 이야기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남의 견해를 인용하려면 최소화해야 한다. 자신의 주장은 자신의 글로 써야 좋은 글이 된다.
김판용(시인·금구초중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