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민심의 경고 ‘텃밭은 없다’
전북 민심의 경고 ‘텃밭은 없다’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7.05.2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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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출범 1년

 30일로 20대 국회가 출범한 지 정확히 1년이 된다. 20대 총선이 치러진 때는 작년 4월 13일이지만 당선인들의 4년 임기는 5월 30일부터 시작됐다. 지난 1년 동안 전북정치는, 그야말로 희비의 쌍곡선을 그으며 민심을 얻지 못하는 한 ‘텃밭은 없다’는 냉엄한 진리를 깨닫는 소용돌이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 영원한 텃밭은 없다: 국민의당은 20대 총선에서 전북 국회의원 의석 70%를 확보하며, 제1정당으로 우뚝 섰다. 20대 총선에 투표한 전북 유권자는 95만6천여명으로, 정당지지율이랄 수 있는 비례대표 기준 시 국민의당을 찍은 사람은 무려 39만6천명, 42.8%를 기록했다. 반면에 더민주 지지율은 29만8천표에 불과, 32.2%에 그쳤다. 전북을 장악해온 더민주는 총선의 철퇴를 맞아 기반 붕괴의 대위기에 휘말렸고, 국민의당은 휘파람을 불며 지역 기반확대에 총력전을 경주했다.

 국민의당과 민주당으로 양분된 전북 정치는 작년 첫 정책협의회부터 기 싸움을 벌였고, 사사건건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 찬반양론을 낳기도 했다. 특정정당 주도의 일당 독주를 벗고 건강한 견제와 균형의 양당 정치가 오히려 지역발전을 촉발할 것이란 기대감도 증폭됐다. 하지만 경쟁을 통한 지역발전의 시너지 효과보다 반 토막 난 정치의 주도권 다툼에 치중하는 바람에 되레 경쟁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19대 대선은 민심의 또 다른 변곡점을 낳았다. 국민의당이 자만하며 전북을 호남의 테두리에 가두려 했고, 성난 민심은 대선 막판에 민주당을 바라보며 문재인 후보의 손을 들어줘 20대 총선 1년 만의 대역전 드라마를 써갔다.

 ■ 민심은 항상 변한다: 지난 5월 9일 대선을 통해 전북의 패권을 쥔 민주당 당직자들은 “축배를 들면 안 된다.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최소한 두 번의 변곡점은 있을 것”이라며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20대 총선에서 빼앗긴 고토(故土)를 되찾고자 대선승리의 단일대오를 형성했고, 17개 시·도 중 문재인 지지율 64.8%의 1위란 성과를 만들어 냈다.

 국민의당 몰락을 반면교사로 삼은 민주당 도당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내년도 국가 예산 확보 등에 주력하고 있다. 1년 만에 전북 영토를 내놓게 된 국민의당 전북도당은 대선 충격에 휩싸여 조직 재전열을 고민하고 있다. 호남을 텃밭으로 한 국민의당이 되레 전북 등 호남에서 민심을 얻지 못해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보수 세력도 대선 철퇴를 맞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13.2%의 득표력을 과시했던 새누리당은 대통령 탄핵 이후 전북기반 궤멸 상태에 빠졌고, 자유한국당으로 바꿔 간판을 달았지만 대선에서 3.3% 지지율을 건지는 데 그쳤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종전의 진보와 보수 대결이나 정당·이념적 대결은 19대 대선을 분기점으로 과연 전북발전에 누가 도움될 것이냐의 ‘실리주의 선택’으로 대체됐다”며 “민심에 부응하지 않고선 언제든지 퇴출당할 수 있다는 경고와 위기의 신호가 작동한 지난 1년”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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