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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념 전 경제부총리 ‘한국 경제의 재창조와 전북의 선택’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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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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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저녁 7시 전북도민일보 6층 대강당에서 진념 전 경제부총리가 ‘한국경제의 재창조와 전북의 선택’이라는 주제로 비전창조 아카데미 특강을 하고 있다. 신상기 기자

 진념이란 이름을 빼고 한국 현대사를 설명할 수 있을까? 63년 경제부처에 발을 들여놓았던 그는 노동부 장관(95년)과 기아그룹 회장(97년)을 거쳐 외환위기 때인 1999년에 기획예산처 장관을 맡아 국난을 극복하는 데 혼신을 쏟았다. 이후 재정경제부 장관, 재경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등을 역임한 국내 대표적인 경제 원로다.


 진 전 부총리가 25일 오후 7시 전북도민일보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비전창조아카데미 제2기 CVO과정에 참석, ‘한국 경제의 재창조와 전북의 선택’이란 주제로 90분 동안 특강을 해 원우들의 우렁찬 박수를 받았다.

 “오늘의 세계경제는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정상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미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일 것이지만 중국 경제는 둔화할 것으로 보이고, EU 경제의 회복 기대 역시 미흡합니다. 불확실성과 하방 리스크가 가득합니다.”

 진 전 부총리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자국 우선·보호 주의, 금리 인상과 국제금융의 변동성, 브랙시트 영향과 EU의 경제 불안,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세계경제의 위협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계경제의 판도는 변하고 있고, 동북아 경제 3국지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진 전 부총리는 “세계경제의 패권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며 “치열한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반격, 주요전략산업의 경쟁력 위협 등 ‘동북아 경제 3국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 경제는 어떻습니까? 최근 들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지만 민간소비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지요. 중국의 사드 보복,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은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입니다. 2%대의 저성장 트랩에 갇혀 11년 동안 2만 달러 소득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습니다.”

 진 전 부총리는 한국경제 문제의 핵심으로 5가지를 들었다. 초저출산과 높은 가계부채 등으로 성장 잠재력이 하락하는 게 첫 번째 문제다. 제조업체들이 해외투자로 일자리가 해외로 넘어감으로써 고용창출의 한계를 노출하고, 노동시장이 불균형을 이루는 등 고용사정의 악화와 소득 불균형이 두 번째 문제다.

 그는 또 주력산업의 경쟁력 위협, 새로운 성장동력 제약, 기업 활력의 저하 등을 언급하며 “한국 경제의 비상(飛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절박한 위기의식으로 본질을 바로 봐야 합니다. 땜질식 처방이 아닌 경제 체력 보강에 집중하고, 기업 활력과 역동성을 살려야 하지요. 그리고 단기 성과의 미련을 버리고 본질적인 문제에 대처해야 합니다.”

 진 전 부총리의 톤이 높아갔다. 그는 “국가적 아젠다를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 때”라며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총체적으로 접근하고 범정부적인 청년실업 대책을 세우며, 정부와 민간의 ‘파트너십’을 복원하고 세계 제일의 위기극복 역량과 창의적 젊은 인적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전 경제부총리는 1940년 부안에서 태어났다. 전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63년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경제기획원 기획차관보와 해운항만청장, 재무부 차관을 거쳐 1991년 동력자원부 장관 자리에 앉았다.

 “독일의 부활을 선택할 것인가, 그렇지 고 일본의 잃어버린 25년을 답습할 것인가? 우리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우리는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창업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며, 글로벌 인재양성에 주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미래세대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지요.”

 한때 ‘유럽의 병자’로 불린 독일이 강한 경제로 부활한 배경에는 강소기업과 공동체 의식, 노동시장의 경직성 완화와 노동비용 절감 등에 있다고 설파하는 진 전 부총리는 “한국경제는 위기 극복의 역사다. 위기가 아닌 때가 없었다는 말이다”며 “한국인의 놀라운 창의력과 역동성을 키우고 서로 인정하고 기를 세워주는 신뢰와 소통, 통합의 리더십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 정부 출범과 관련, 진 전 부총리는 “출발은 산뜻하다. 인사와 소통, 협치의 노력을 잘 하는 것 같다”고 긍정평가한 후 “선거공약을 재점검하고 실천 가능성을 체크하며, 초심을 지키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강 말미에 진 전 부총리는 ‘전북의 선택’과 관련해 강한 어조로 ‘실행 능력’을 피력했다. 그는 “전북인들이 이번 대선에서 64.8%의 높은 지지율로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했다”며 “앞으로 전북에 좋은 기회가 오겠지만, 기회를 제대로 살리려면 우리 스스로 해야 할 일을 하고 기업이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등 자강(自强) 노력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진 전 부총리는 “전북발전 종합계획 등 계획안은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며 “문제는 실행능력이다. 스스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전북 인재 키우기의 시책을 점검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진 전 부총리는 또 “새만금 사업은 정부의 적극 지원과 혁신형 기업 유치가 관건”이라며 “이해 당사자들의 조율과 합의를 유도해야 하며, 노사 관계가 규제 탈피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를 겨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전과 혁신은 우리의 소명입니다. 과거를 넘어 미래에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5월 하순의 뜻깊은 밤이 깊어갈 무렵, 진 전 부총리의 강의는 큰 울림을 남긴 채 대미를 장식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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