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뗀 회의, 달라진 청와대
계급장 뗀 회의, 달라진 청와대
  • 청와대=소인섭 기자
  • 승인 2017.05.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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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급장을 뗀 회의 등 격식과 절차보다 소통과 공유에 방점이 찍힌 문재인정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면서 우려가 제기됐지만 지난 보름간 이뤄진 정부 구성 작업이 큰 무리가 없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가 나온다.

 지난 11일 문 대통령은 자리에 앉으며 윗도리를 받으려는 직원에게 “제가 하겠다”고 사양한 장면이 회자했고 경호실장에게는 “경호를 좀 약하게 해달라”고 당부해 경호실장을 당혹하게 했다.

 문 대통령의 소통 방식도 달라진 풍경 중 하나다. 결정된 사항은 대통령 업무 지시 형태로 내보내지만 일방적 전달과 지시보다는 의견을 구해 최적화한 묘안을 찾아내려고 한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10분쯤 집무실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등 비서진과 티 타임을 갖는다. 당일 일정이나 의제를 점검하고 되는데 이때에도 지시보다는 의견 교환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최근 한 회의에서 대통령과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 회의 일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일주일에 2번 월요일과 목요일 합시다. 월요일 오전에 하면 일요일 일이 많아지니까, 오후에 하시죠. 목요일은 오전에 하구요”라고 말했다. 비서진들은 일요일 근무 부담이 준다는 말에 반색했다.

 회의 방식 자체에도 변화를 줬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예전처럼 받아적기 하는 식이 되지 않도록 ‘선(先) 논의 후(後) 결론’을 제안했다.

 3무(無) 회의도 주목을 받는다. 25일 여민관 집무실에서 열린 첫 수석·보좌관 회의는 ‘계급장, 받아쓰기, 사전결론’이 없는 3무(無) 방식으로 열렸다. 이날 노타이 차림으로 열린 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수석비서관, 보좌관 모두 커피나 차를 손수 타마셨다.

 춘추관을 찾아가 기자들과 소통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생중계 발표도 문답을 미리 정하고 시나리오대로 진행했던 과거와 달리 문 대통령이 발표하고 “질문 없느냐”고 먼저 묻는 등 약속 없는 대련이 이어지고 있고 수석들도 딱딱한 발표 형식보다는 ‘피자 토크’ ‘햄버거 토크’ ‘아이스크림 토크’ 등 비공식적이지만 진지하게 속내를 털어놓으며 언론과 소통하고 있다.

청와대=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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