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맹인이 눈을 뜬다고?…전주한옥마을 마당창극 현장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고?…전주한옥마을 마당창극 현장
  • 유영희
  • 승인 2017.05.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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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저녁 8시 전주 한옥마을 한벽문화관 혼례마당. 이곳에서 마당극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이 펼쳐졌다. 이 공연은 10월 14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열린다. 

 티켓 한 장(2만 5000원)이면 체험부스 6종 중 하나와 잔치음식 체험과 함께 마당창극을 볼 수 있으며, 개막공연이 펼쳐진 이날 기자는 잔치음식 체험을 했다. 이후 7시 40분부터 입장이 가능하여 혼례마당에 창극을 관람했다.

 한옥마을을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고 이에 따른 공연문화도 활발한데다가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심청전을 각색한 내용이다 보니 전반적인 상황은 쉽게 이해가 될뿐더러 전통창극이 아니다 보니 여러 다양한 시도를 볼 수 있어 어찌 보면 참신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2013년 초연작품을 다시 내놓으면서 시대가 변한 것을 감안하지 않은 탓인지 자꾸 거슬리는 장면이 있었다. 공연하는 배우가 남자 관람객에게 다가가 “코가 크네, 일을 잘 하겠어!”라는 투의 말들이었다. 대사의 몇몇 부분이 성희롱적이어서 자칫하다간 기분 좋게 보러 갔다가 기분 언짢게 나올 수 있을 법하다.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광고용 대사도 공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어디 한약방의 약이 감기에 좋다느니, 숙취엔 뭐라느니 하는 말들은 웃고 넘기긴 하지만 한옥마을의 상업화를 보는 느낌이다. 게다가 공연장 주변에 마땅한 편의점이 보이지 않아 간단한 간식을 사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전주에 사는 사람이 이 정도면 외지인은 어떨까 우려스럽다. 

 지난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옹색한 좌석에서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지 않고 따로 간이 테이블을 차려 그곳에서 식사하게 한 후 공연장에 들어가게 했다는 점이다. 공연은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이들이 나와 마음껏 재량을 발휘했는데 욕심이 있다면 공연을 보는 이로 하여금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 만큼의 대사 조율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낮에 덥다고 해서 밤에도 그럴 거라는 생각은 착각일 정도로 쌀쌀하여 스태프가 준비해준 담요가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유영희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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