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수업이 중심이다!
교육, 수업이 중심이다!
  • 국방호
  • 승인 2017.05.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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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오신다, 박수!” 시끄럽던 교실이 교사가 들어서는 순간 반장의 외침에 조용해졌다.

 “오늘은 무슨 날이죠?” “수업공개 하는 날이요!” “여러 선생님들이 수업을 참관하시지만 우리가 평소에 하는 대로 보여드리면 돼요, 알았죠?” 모든 교사들이 1년에 1회 이상 수업을 공개하자는 합의에 따라 수업이 없는 동일교과 중심의 교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업공개가 시작되었다.

  2명씩 짝을 이룬 32명의 학생이 정면을 바라보며 교사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 뒷자리에는 6명의 교사가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수업준비와 태도를 중심으로 주시하고 있다.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볼 사람?” 한 학생이 일어나 “삼국시대 건국초기의 사회상에 대해서요.” “맞아요. 여러분이 지난 수업을 마치면서 조별로 정리했던 내용을 보여줄게요.”

  프로젝터를 이용하여 조별로 제출한 내용 중에서 가장 잘 된 것을 보여주며 해당 조원에게 발표하도록 하자 앞으로 나와 거의 나열된 순서대로 읽다시피 했다. “따라서 이 시간에는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역사적 유물들을 작은 모형으로 만들어보겠습니다. 조별학습을 준비하세요!” 학생들은 4명이 한 조가 되는 ‘ㄷ’자 유형으로 금방 자리를 이동했다.

  준비된 널빤지와 가위, 자, 풀 등으로 역사적 유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첨성대와 익산 미륵사지석탑, 광개토왕비 등 누구나 알 수 있는 국보나 유물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담당교사는 물론 참관교사들까지도 교실을 돌아다니며 협동학습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보면서 가끔은 묻기도 한다. 드디어 발표시간이다. 네 명의 학생이 모형과 발표내용을 들고 앞에 나와 유물의 형태와 만들어진 방법, 시대적인 상황, 역사적인 의미를 설명하자 “혹시 질문 있어요?”

  순간 전에 보았던 수업들이 스쳐간다. 현장학습 수기를 작은 책으로 만들던 국어와 미술의 융합수업, 영어로 설명이 붙은 혈액순환의 동영상을 유투브에서 다운받아 영어와 생물교사 함께 진행하던 수업과 음악시간에 ‘Danny Boy’의 곡에 얽힌 사연을 이해하기 위해 영어로 된 가사를 해석하고 소감을 쓴 뒤에 조별로 노래를 부르던 수업 등 지워지지 않는 수업이 있다. 발표하는 학생을 보고 옆에 앉은 교사가 눈치를 한다. “선생님, 저 학생은 제 시간에는 항시 자려고만 하는데 발표를 잘 하네요!” “오늘 조별로 발표한 내용을 항목별로 한 문장씩으로 정리해서 제출하고 수업을 끝내겠습니다.”

  수업을 공개하는 데에 부담을 덜 느끼도록 약식으로 지도안을 작성하고 수업은 희망하는 교사만 볼 수 있도록 하며 참관록은 수업을 공개한 교사 본인만 제출하도록 하였다. 물론 사무분장에서 지도안을 맡은 교사와 방과후부장이 수업장면을 촬영하고 자료를 정리하도록 했다. 교장은 수고에 대해 격려를 하는데 몇 년 전부터 노트와 포스트?을 선물했다. “힘드셨죠? 선생님이 수업에서 중점을 두신 부분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점을 개선하고 싶어요?”

  개인은 물론 어떤 단체이든 활동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조직적’이라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수업이라면 역시 도입, 전개, 정리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순서(natural sequencing)를 지켜야 하다. 도입단계에서는 전 시간과 연계시키면서 실생활의 경험에 바탕을 둔 배경지식을 활용하여 수업목표를 설정하고 학생 활동을 중심으로 수업을 전개하고 끝으로 학습내용을 정리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질문을 통한 상호작용과 조별활동 발표가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시켜야 하며 학습목표에 도달하여야 한다. 또한 이러한 모든 사안이 암묵적으로 교사의 마음속에 설계되어 있어야 한다.

  교사가 나간 후 그동안 작성된 소감록을 훑어보았다. 일종의 수업에 대한 자기성찰이다. “처음은 공개가 두려웠으나 독서동아리를 통해 모두가 같이 느낀다는 것을 안 뒤에는 지금은 조금은 덜 두렵고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과별 협의회를 갖고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아요!” 다양한 수업기법이 유행한다. 그러나 단 하나의 절대적인 교수법은 없고 학생의 수준과 상황에 맞는 교수법의 선택은 교사의 몫이다. 다만 학습은 물론 생활지도조차도 학생지도는 대부분이 수업시간에 이루어진다. 따라서 수업이 바로 교육의 중심이다.

 국방호(전주영생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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