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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왓슨이 의료계에 던진 화두
최두영 원광대학교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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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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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상에 인류가 출현하고 석기시대 돌을 이용한 도구를 사용했었던 인간들이 바야흐로 인간을 닮은 로봇 시대를 열고 있다. 지구 역사를 볼 때 인류가 차지한 시간은 그야말로 미미한데 세상을 바꾸는 능력 하나만큼은 인간을 따라올 종이 없는 것 같다. 급기야 인간은 자신들의 육체를 치료하는 인공지능(AI) 시대를 열고 있으니 말이다.

 국내 의료계에 암 환자 진료에 활용되는 IBM의 인공지능(AI) “왓슨 포 온콜로지”의 붐이 일고 있다. 2016년 ㄱ병원이 최초로 도입한 이래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단기간에 도입되고 있는 양상이다. IBM에서 개발한 왓슨은 200개 이상의 의학교과서, 300개 이상의 의학저널, 1,5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료 정보를 분석해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 방법을 분석하여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한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인 의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양의 의학 지식과 의료 정보를 탑재 한 왓슨을 진료에 활용한다고 환자 치료의 질이 비용대비만큼 높아진다고 볼 수 있을까? 또한 암환자의 생존율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까? 왓슨이 치료법을 제안했다고 해서 의사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현재 등장하고 있는 왓슨(인공지능)은 치료의사의 역할이 아니다. 다만 방대하게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다 정밀하고 보다 최적이라고 생각될만한 치료법을 선택하는데 정보를 제공할 뿐이다. 또한 여러 가지 치료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탐지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먼 훗날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인공지능 로봇들이 등장해 인간 의사보다 더 뛰어난 의술을 펼쳐보일 수 있을지는 모르나 지금의 인공지능 왓슨은 의사의 활용 도구이자 보조 역할이 맞을 것이다.

 의료인의 한사람으로서 가장 큰 딜레마는 다른 곳에 있다. 인공지능과 의사간의 도덕적 책임 소재다. 만약 인공지능이 제시 한 치료 방법을 이용해 진료하고 치료와 수술을 마쳤는데 의료사고나 뜻밖의 부작용이 생긴다면 인공지능에게 법적, 도의적, 윤리적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는가. 아니면 담당 의사나 소속 병원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이도 저도 아니라면 인공지능을 개발한 회사에게 물어야 할까?

 인간은 감정이 살아있는 생물이다. 때문에 환자의 치료에는 심리적인 상태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질병 상태에 따라 환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정확한 치료법뿐만이 아니다. 언젠가 이 지면에서 피력했다시피 의사와 환자 사이에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 소통과 대화가 중요하다. 환자가 자신의 질병 상태나 치료법이나 대해서 인공지능과 대화를 하면서 상담을 할 수 있겠는가.

 또한 왓슨(인공지능)에 저장 된 표준 데이터 또한 우리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최적의 치료법을 도출해 내고자 왓슨에 저장 된 각종 데이터 자료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상이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인간은 인종, 생활환경, 생활양식, 식생활 등 질환 발병이나 치료에 미치는 많은 요인들이 있는데 인공지능에 축적된 데이터 자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자료들이 아니란 점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도입되고 있는 왓슨의 치료비는 고가에 속한다. 일부 부유한 사람들은 이용할 수 있겠지만, 보통사람들이 치료비를 감당하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보편적 치료 역할을 하기에 쉽지 않을 것 같다. 왓슨을 넘어선 또 다른 인공지능이 나오면 치료비용은 더욱 치솟을 것이다. 엄청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도출해 내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치료를 받는 것은 결국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 될 수도 있다.

 왓슨을 이용하기 위해선 환자의 모든 정보를 IBM으로 전송해야 한다. 즉 우리나라의 소중한 유전자 정보, 염색체 정보 등을 비롯해 한국인들의 정보가 유출된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정보가 힘이다. 환자 치료라는 정당한 사유를 앞세워 많은 환자 질환 관련 정보들이 방대하게 유출되고 이 정보들이 훗날 우리나라 의료계, 제약계를 비롯해 각종 산업계에서 이용당하지 말란 법도 없다. 여하한 이유를 막론하고 정보 유출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래도 시대는 변천하고 발전한다. 지금 우리 앞에 화두를 던진 왓슨은 인공지능의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의료계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 없다는 점은 누구나 인식할 것이다. 우리나라 환자 치료에 맞는 인공지능의 올바른 활용법에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최두영<원광대학교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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