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워요, 어떻게 해야하나요?
어지러워요, 어떻게 해야하나요?
  • 이주희
  • 승인 2017.05.2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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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세 여자 박모씨는 기상 후 갑작스럽게 발생한 주위가 빙글빙글 도는 어지럼증, 계속 되는 구역, 구토 증상으로 병원에 내원했다. 환자는 소화불량으로 발생한 증상이라고 생각하여 소화제 처방을 원하였으나 진찰상 두위 변환 안진이 나타나 양성돌발체위성 어지럼증(이석증)으로 진단되어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었다.

 50세 남자 김모씨는 모임을 끝내고 집에 오던 중 어지럼증을 느끼면서 중심을 잡기 힘들었으나 빈혈로 인한 증상이라 생각하고 지켜보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다음날 응급실로 내원했다. 뇌자기공명영상 (MRI) 검사에서 소뇌로 가는 혈관이 막힌 것이 발견되었고 뇌경색 진단 후 항혈소판제를 꾸준히 복용하면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어지럼증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는 매우 흔한 증상이지만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심한 어지럼증이 발생하게 되면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단지 쉬는 것 만으로도 좋아지는 어지럼증도 있겠지만 어지럼증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어지럼증이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응급 질환에 의한 증상인지 감별하는 것이다.

 어지럼증은 크게 속귀(내이)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말초성 어지럼증과 뇌간을 비롯한 중추신경계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중추성 어지럼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말초성 어지럼증은 어지럼증의 70-80%를 차지하고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세반고리관 내의 이석으로 발생하는 이석증 (양성돌발체위성 어지럼증), 전정신경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전정신경염, 청력 소실이 특징적으로 발생하는 메니에르 질환이 있다.

 중추성 어지럼증에는 뇌경색, 뇌출혈과 같은 뇌혈관 질환, 뇌종양, 뇌감염, 드물게 편두통이 있는 환자에서도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중추성 어지럼증은 적절한 진단 및 치료가 이루어 지지 않으면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뇌혈관 질환의 고 위험군인 60세 이상,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력, 비만등 성인병을 가진 경우, 편측마비, 삼킴장애, 안면마비, 복시, 발음장애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어지럼증 발병 초기에 가능하면 중추성 어지럼증을 먼저 염두에 두고 바로 신경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이러한 병적 어지럼증 이외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는 생리적 어지럼증도 있을 수 있는데 멀미로 인한 어지럼증이나 안경을 새로 맞추거나 기울어진 무늬 등을 볼 때 발생하는 시각 어지럼, 수면 부족이나 과로, 스트레스로 인해 피곤한 상태에서도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불안이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적 질환이 있을 때도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감별을 위해서는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주희<의료법인 전주병원 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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