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醬) 익는 향기 따라 떠나는 ‘순창 봄나들이’
장(醬) 익는 향기 따라 떠나는 ‘순창 봄나들이’
  • 순창=우기홍 기자
  • 승인 2017.05.1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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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유난히도 극성을 부려 봄나들이를 망쳤던 미세먼지도 봄바람에 밀려 자취를 감췄다는 소식이다. 유난히 짧은 봄은 형형색색 봄꽃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어느새 진한 녹음으로 갈아입고 있다.

 가는 봄이 아쉽기만 한 주말 봄 끝자락을 잡고 마지막 봄철 나들이는 장 익는 향기 따라 아름다운 풍광과 재미가 가득한 순창으로 떠나보자.

▲ 순창전통고추장 민속마을

 ▲전통고추장 민속마을

 순창 여행의 첫 번째 진미는 단연 장맛 여행이다. 그만큼 순창은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발효 맛을 간직한 고을이다. 특히 발효식품의 대표적 고장으로 고추장과 된장, 간장 등 전통 장류(醬類)는 국내 어느 지역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맛을 간직하고 있다.

 더욱이 고추장은 조선시대 진상품의 반열에 오를 만큼 감칠맛과 매운맛이 일품이다. 순창읍에서 광주 방향으로 5분가량 차량으로 달리면 고풍스러운 한옥이 대규모 마을을 이루고 있다. 이곳이 바로 고추장 민속마을이다. 이 마을은 순창지역에 흩어졌던 전통고추장 명인들이 한 곳에 마을을 만들고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장류산업을 발전시키고자 1990년대 조성됐다.

 지금도 50여가구의 전통장류 기능인들이 대를 이어 가업을 잇고 전통의 맛을 계승 중이다. 이곳에서는 순창만의 전통 장을 맛보고, 구매도 할 수 있다. 집집이 장독대가 즐비하고 메주를 매단 모습이 고풍스럽다. 이래서 순창이 발효의 마을인가 싶다.

 집집이 그득한 항아리가 봄 햇살에 반짝인다. 벽에는 메주가 짚으로 꼰 새끼줄에 매달려 있다. 어느새 보기 쉽지 않게 돼버린 매달린 메주는 어린 시절 우리네 어머니를 생각나게 한다. 고즈넉한 한옥과 장독대, 널려 있는 메주는 그냥 그대로도 고향을 느끼게 해주는 볼거리다.

▲ 향가목교 야간 LED 모습.

 ▲발효소스토굴

 전통고추장 민속마을 옆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토굴형 저장고인 순창군 발효소스토굴이 있다. 길이 134m, 최대폭 46m에 전체면적 4천130㎡ 규모다.

 고추장이나 된장, 와인 등 발효식품의 저장을 위해 평균기온 15∼18℃를 유지해 한여름에 들러도 서늘함을 느낄 수 있다. 트릭아트와 전 세계 다양한 소스를 만나볼 수 있는 소스기획관, 다양한 장류홍보관, 유등 조형물 등 볼거리도 다양해 가족끼리 방문해 색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순창군이 최근 개발해 인기를 끄는 발효커피도 맛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발효소스토굴 외에도 민속마을 주변에는 장류체험관, 장류박물관, 옹기체험관 등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특히 발효의 시작인 미생물의 탄생부터 전통장류가 식탁에 오르기까지를 미디어 아트로 체험할 수 있는 신개념 관광자원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 순창 강천산 맨발산책로

 ▲사계절이 아름다운 강천산

 봄 전통장류의 맛을 흠뻑 느낀 다음에는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강천산으로 떠나보자. 강천산은 해마다 120만명 가량이 방문하는 유명 관광지다.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계곡과 산세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특히 병풍폭포에서 구장군폭포까지 이어지는 완만한 왕복 5km 구간 산책로는 등산보다는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은 길로 유명하다. 맨발로도 걸을 수 있어 맨발산책로라고도 불린다.

 특히 봄에는 숲의 향기를 더 느낄 수 있도록 숲 쪽으로 이어지는 데크를 걸어보길 권한다. 강천의 숲을 그대로 연결한 데크는 숲의 기운을 느끼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병풍폭포와 구장군폭포는 강천의 가장 아름다운 절경으로 꼽힌다. 병풍폭포는 높이 50m로 물길이 병풍을 치듯 내려와 아름다움을 뽐낸다. 강천산을 들르면 꼭 봐야 한다는 구장군폭포는 높이 120m에서 떨어지는 세 줄기 폭포의 웅장함이 장관이다. 폭포의 아름다운 절경은 보는 이의 감탄이 절로 나게 한다. 새색시를 닮은 고즈넉한 강천사와 길이 70m, 높이 50m에서 아찔함을 느낄 수 있는 현수교도 강천의 백미 가운데 하나다.

▲ 순창향가오토캠핑장

 ▲향가오토캠핑장

 캠핑은 계절마다 각각의 맛과 재미가 있다. 그래도 봄 캠핑은 온통 녹색으로 갈아입는 산록이 함께해 특별하다.

 향가오토캠핑장은 야영장 37면과 방갈로 6동을 갖췄다. 샤워실, 야외공연장과 자전거 쉼터, 생태연못도 있다. 가족단위 관광객을 위해 어린이 놀이터도 설치하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방갈로는 향가교각 옆에 있어 고요히 흐르는 섬진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최근에는 단체용 방갈로 3동도 완료했다. 향가오토캠핑장의 또 다른 매력은 주변 볼거리다. 캠핑장에는 향가목교에 파노라마 LED를 설치해 캠핑족에게 인기다. 또 일제 강점기 지어진 터널로 지금은 터널 내부에 다양한 새들의 모빌을 설치하고 쉼터를 만들어 색다른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 시기다. 봄 하늘이 가을 하늘만큼 화창하다. 이즘을 놓치면 봄나들이는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 가족과 함께 이번 주말은 순창 나들이를 떠나보자.

 순창=우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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