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장산단인입철도, 천덕꾸러기 전락 우려
군장산단인입철도, 천덕꾸러기 전락 우려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7.05.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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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항 발전을 위해 신설한다는 ‘군장 산단 인입 철도’가 되레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철도가 지나가는 일부 구간 멀쩡한 도로를 낮춰야 하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고 완공도 되기 전 벌써 ‘무용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5천800억여원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투자하면서까지 이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비판과 함께 ‘공사를 위한 공사’가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군장산단 인입철도

대야역 ~ 군산2국가산업단지 간 29.9km 구간을 철도로 연결한다.

 노선은 대야역 인근 대야면 산월리에서 출발해 개정평야, 대황산, 돗대산, 미성 평야를 통과하는 군장산업도로 옆을 따라 옥녀저수지를 지나 옥구평야에서 갈라져 4부두 방향 군장산업단지로 우회한 후 5부두를 거쳐 7부두를 종점으로 하고 있다.

 준공기한은 내년이었으나 부지 매입 차질 등으로 오는 2020년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2012년부터 보상과 공사가 병행 추진중인 데 지난달 말 현재 공정률은 48.5%대로, 올해 예산 1천350억원을 포함 이제까지 5천204억원이 투입됐다.

 ▲걸림돌(?)

군장산단인입철도는 군산항 5부두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인입철도는 5부두 장산로 사거리 인근 도로 지상에 설치·통과하는 데 ‘형하고(철로와 지면 사이)’가 5.4m로 설계됐다.

문제는 이 도로가 높이 7m 이상되는 ‘카캐리어(신차 운송 차량)’와 세내보겐, 크레인, 호퍼 등 하역 장비들이 자주 이동하는 곳으로, 설계대로 시공하면 이들 장비가 제대로 이동할 수 없다.

 이러자 군산해수청을 비롯해 여러 하역사들이 시행사인 한국철도시설공단에 ‘형하고’ 높이를 건의했지만 관철시키지 못했다.

 대안으로 우회도로를 개설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사유지 매입 확보 난항 등으로 무산됐다.

 결국, 군산해수청은 해당 구간에 대한 ‘도로 낮춤’ 공사를 통해 하역장비들이 이동할 수 있는 높이 7.4m를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공사 관련 모든 업무를 군산시에 일임했다.

군산시는 국가 예산 36억5천만원이 내려오면 실시 설계 용역을 발주하는 등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하역장비 종사자들은 “‘도로 낮춤’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못된다”며 부정적이다.

평소는 말할 것도 없고 특히, 비·눈이 내리는 날 무게가 많이 나가는 장비들이 경사진 도로를 이동하는 데 쉽지 않아 도로 폭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자칫 예기치 못한 불상사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또한, “7.4m 높이로는 상당수 장비의 통행이 제한을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사 착수 전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군산항에 도움을 줘야 할 군장산단인입철도가 오히려 장식용(?) 내지는 애물단지 될 지 모르겠다”는 여론이 비등하면서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관심이 촉구되는 대목이다.

 ▲전시용(?)

 ‘군장산단인입철도’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군산 1·2국가 산업단지와 새만금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높여 군산을 명실상부한 물류거점 도시 반열에 올려놓을 것이란 분석에 따라 추진됐다.

 이런 기대와 달리 군산항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뭣 때문에 군산항에 인입 철도를 놓는지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인사는 “군산항 미래를 위한다는 사업으로 설명하지만 시급하지도 않은 사업에 수천억원을 들인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며 “그럴 바에 군산항 최대 현안인 준설에 쓰는 게 나을 뻔 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게. 현 시점에서 군산항은 인입철도를 이용할 만한 물량이 없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군산항 화물은 십수 년째 연간 2천만톤을 밑도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인입철도 이용과 무관한 ‘양곡’과 ‘사료’, ‘차량 및 부품’이 주품목이다.

 군산항 한 관계자는 “이르긴 해도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개발한 인입철도가 사회 기반시설로 충분한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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