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토지분양사기 일당 붙잡혀
대규모 토지분양사기 일당 붙잡혀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7.05.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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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게 해준다’ 말하던 기획부동산

허위 부동산 정보로 수십억 원을 챙긴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평창동계올림픽을 빌미로 개발조차 이뤄질 수 없는 맹지를 소위 ‘노른자 땅’이라고 속여 팔아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

 임실경찰서는 16일 허위 부동산 정보로 돈을 가로챈 부동산업체 회장 한모(59) 씨 등 임원 8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7월부터 4년여 동안 강원도 평창군과 춘천시 땅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속여 A(43) 씨 등 245명에게 73억 원을 받고 땅을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기획부동산은 헐값에 땅을 사들인 투자자에게 높은 가격에 매각해 차익을 챙기는 사기 수법이다.

서울 강남에 기획부동산 업체를 차린 이들은 강원도 평창과 춘천 지역의 야산 꼭대기 등 개발 가능성이 전혀 없는 임야를 12억 원에 사들였다. 이후 이들은 50여 명의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매일 2시간씩 주입식 교육을 했다.

 텔레마케터들은 “부지 인근에 대기업과 행정구역이 들어선다. 평창올림픽이 개최되면 땅값이 크게 오른다”며 피해자를 속이고 땅을 팔았다.

 토지를 팔면 금액의 10%를 주겠다는 업체 말에 텔레마케터들은 자신의 지인과 친척에게도 권유했다. 노른자 땅인 줄만 알았던 이들 중 일부는 직접 투자하며 10%를 지급받기도 했다.

 조사결과 이 업체는 피해자들이 직접 현지 확인을 원하는 경우 자신들이 매입한 땅이 아닌 여건이 좋은 부지를 보여주는 수법으로 의심을 피했다. 또, 이들은 “구입한 땅이 5배 이상 오르지 않으면 책임지고 우리가 다시 사겠다”고 안심시키거나 토목공사를 해주겠다는 인증서까지 만들어주며 매매를 유도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텔레마케터의 지인들이었기에 이 말을 믿고 행정기관에서 토지대장도 확인하지 않았다. 피해자 중에서는 은행권에서 대출까지 받고서 4억 원 상당의 땅을 사들이기도 했다.

 경찰은 ‘부동산 사기를 당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업자 일부는 정당하게 돈을 받고 등기를 해줬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투기 심리를 조장해 서민을 울리는 사기범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엄벌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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