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시작하는 대한민국
이제 다시 시작하는 대한민국
  • 이신후
  • 승인 2017.05.1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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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역사의 한 장면을 차지할 “장미 대선”이 끝났다. 탄핵된 대통령의 보궐 선거였으며 가장 많은 후보가 등록했고 1997년 대선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여 줬다. 1위와 2위의 득표차도 가장 압도적인 결과를 보이면서,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하지만, 이런 지지에도 시작은 매우 험난한 상황이다. 고질적인 일자리 문제, 사드 배치로 인해 극단적으로 대립관계에 치달은 외교 문제, 1,400조 원에 달하는 국가부채는 긍정적인 요소를 찾기 어렵다. 또한, 그동안 잘못된 것들을 찾아서 바로잡아야 하는 과정이 항상 함께해야 하기에 쉽지 않다.

 이른바 개혁이 필요한 때이다. 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하나하나 안 중요한 것이 없으며, 모두 민생과 관련이 있어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고 싶어 하는 마음에 새로운 정책들을 추진하는데 급급하기보다는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는 과정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자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지 않고 봉합하여 국정을 수행한다면 언젠가 봉합된 고쳐지지 않은 잘못된 것들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국가를 마비시킬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주요 공약의 실행은 일자리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게 너무나 달콤하게 느껴질 것이고, 복지의 실현이 늦어질수록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다시 떨어질 수 있다. 이는 국정 운영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것이고 정책 실행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국정 농단 사건을 기점으로 국민들의 정치적 피로도는 극에 달했으며 정부에 대한 신뢰 또한 바닥을 치게 됨과 동시에 정권 교체와 국민의 뜻을 표현한 열망을 투표로 나타냈다. 이런 국민들의 동의를 바탕으로 오래 걸리더라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의지가 확실하고, 바꿔나갈 수 있다면 국민들에게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줄 것이고 이는 국민들에 대한 정신적 복지가 될 것이다.

 물론 이는 눈에 띄는 성과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황무지를 개척하는 농부의 심정으로 시작해야 한다. 땅을 다지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이 땅을 다지는 데는 ‘원칙’이라는 농기구와 ‘공정과 정의’라는 밑거름이라면 틀림없이 풍년을 거둘 것을 믿어도 될 것으로 생각한다.

 보통 리더는 본인이 구상한 일에 대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하고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하지만 황무지를 밭으로 만들고 좋은 열매를 맺기를 원한다면 가장 먼저 밭의 돌들을 먼저 제거부터 해야 하는 것이다. 비록 내가 밭을 일구고 씨를 뿌려서 열매까지 거둔다면 더 이상 좋을 수 없겠지만, 처음에 돌을 먼저 치우지 않는다면 양질의 열매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황무지를 개간한다는 농부의 입장으로 국정을 시작한다면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후손들은 좋은 씨를 뿌리고 잘 가꿀 것이며 또 그 후손들이 양질의 열매를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는 뿌리를 바르게 하는 것’이라는 신영복 선생님의 글귀를 떠올려 본다.

 이신후<(재)전라북도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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