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같은 스승의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봄 같은 스승의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 정성수
  • 승인 2017.05.1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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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제65회 스승의 날이다.스승의 은혜를 되새긴다는 뜻을 담고 있는 ‘스승의 날’은 가르침을 준 스승님께 일 년 중 하루라도 감사의 마음을 가져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다. 여기서 ‘스승’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선생이란 뜻만이 아니라 삶의 지혜까지도 가르치는 진정한 선생님을 가리키는 말이다. 오늘날 참 스승을 찾기 힘들다고 여기저기 불만의 소리가 높다.

우리 부모들의 교육열은 세계 으뜸이다. 그에 비하면 우리 교육 현장은 별로 교육적이지 못하다. 그것은 공교육이 사교육에 밀려 ‘사교육 공화국’이라는 오명으로 얼룩져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학교대로 수시로 비리가 터지고 심지어는 사제 간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곤혹을 치루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서고금은 물론 석학들은 참교육이야말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때는 스승의 날이 되면 전교생을 운동장에 모여 놓고 스승의 날 행사를 하기도 했다. 교장선생님의 훈화가 끝나면 각반 대표가 나와 선생님의 가슴에 꽃을 달아주고 스승의 은혜를 목청껏 부르기도 했다. 이제는 흑백 추억이 돼 버렸다. 요즘 학생은 있어도 제자는 없고, 선생은 있어도 스승은 없다는 자조의 세태가 되어버렸다.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스승의 날이야말로 선생님들에게는 이래저래 마음이 편치 않은 날이다. 스승의 날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선생님들 역시 스승의 날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스승의 날이 되면 선물을 하지 않은 학생들은 괜히 선생님에게 죄스럽고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학생들 보기가 쑥스러운 게 사실이다. 학부형들 역시 평상시 같으면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에 찾아올 수 있지만 스승의 날만은 그러지 못한 게 사실이다. 어떤 학교에서는 재량휴업일로 지정하여 쉬기도 한다. 카네이션 한 송이가 없고 스승의 노래 한곡 없는 쓸쓸한 날이 되어버렸다.

요즘의 스승의 날은 제자들이 꽃다발을 전해주며 고마움을 전하는 아름다운 풍경은 빛바랜 사진처럼 추억으로 남았다. 제자들로 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기는커녕 홀대받고 무시당하는 등 교권침해로 상처를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교권 침해 사건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교실에 찾아와 폭력을 휘두르는가 하면 협박을 하고 심지어 여교사의 머리채를 휘어잡는 보도를 보면서 교권은 갈 데까지 갔다는 생각이 든다. 비참해진 교권으로 교육을 바로 세운다는 것은 그야말로 엄감생심이다.

교사들은 촌지는 물론 선물이나 식사대접과는 담을 쌓은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승의 날만 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들 때문에 스승의 날이 폐지되기를 바라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휴교를 원한다. 스승의 은혜는 높고 높아서 하늘같고 넓고 넓어서 바다 같다는 말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최근 일각에서는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기자는 소리가 높다. 이 말은 평생 교육에 몸과 마음을 받쳐온 선생님들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남기기에 충분하다. 학년 초에 있는 스승의 날이 말도 많고 탈 도 많아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금년 스승의 날에도 스승과 제자가 없는 텅 빈 학교가 많을 것이다. 빈 교실은 말 그대로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뿐이다. 교권 회복 없이 공교육 정상화를 이루기는 불가능하다.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우고 스승을 존경하는 사회 풍토가 조성될 때 봄 같은 스승의 날이 올 것이다.

 정성수 향촌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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