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티켓 좀 지켜주시겠어요?
펫티켓 좀 지켜주시겠어요?
  • 허민홍
  • 승인 2017.05.1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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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후동에 사는 고모(25) 씨는 얼마 전 등산길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모처럼 기분 좋게 뒷산을 오르다 목줄이 풀린 대형견과 마주쳤기 때문이다. 주인은 온데간데없고 대형견 홀로 등산로를 방해하며 위협하듯 짖는 바람에 줄행랑을 쳐야 했다.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최근 반려동물에 의한 상해가 급증하고 있다. 2011년 250건 미만이었던 것이 2015년에는 6배 증가한 1500건 가량 발생했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일부 반려동물 주인들이 ‘자신의 반려동물은 물지 않을 것’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실례로 목줄이 풀린 애완동물과 산책하는 주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는 다르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평소 순한 반려동물도 언제든 사람을 공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려동물이 낯선 사람을 만날 경우 공포심과 불안감을 느껴 공격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충북 단양에서 A(52) 씨가 안심하던 견주의 대형견에 물려 다리를 다친 일은 이를 방증하는 사례다.

 현행법상, 반려동물과 외출할 때 목줄 등을 착용하지 않거나 대소변을 처리하지 않는 등 관리가 소홀하면 최고 10만 원, 인식표를 하지 않으면 최고 2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효성은 없다. 서울을 예로 들면, 2015년 한강공원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관리소홀로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16건에 불과했다. 계도조치는 2000배가 넘는 4만 건에 육박했다. 법의 한계점을 명확히 드러내는 사례다.

 따라서 법의 처벌에 기댈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펫티켓(애완동물을 뜻하는 Pet과 매너를 의미하는 Etiquette의 합성어) 준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반려동물 사육은 스트레스 저하 등에 이점이 있으며 가족 같은 친밀함을 나눌 정도로 당사자에겐 소중한 일이다. 또, 우리나라 다섯 명 중 한 명이 반려동물을 돌보고 있고 이 수치는 증가추세다. 그러나 반려동물 사육 문화가 존중받기 위해선 성숙한 시민의식 또한 요구된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외출한다면 반드시 목줄 등 안전장치를 구비하고, 대소변이 방치되지 않도록 자발적으로 치우는 등 기본적인 책임이행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나라의 보다 나은 반려동물 문화를 위해서 우리 전북도민들부터 함께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한 사람 한 사람이 조금씩 노력해간다면 ‘전북형 선진 반려동물 문화’는 그리 멀지 않은 일일 것이다.

 

 허민홍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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