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전북발전의 계기
U-20 월드컵, 전북발전의 계기
  • 국방호
  • 승인 2017.05.0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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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프리킥으로 골이 터지자 관중들은 환호했다. 기쁨도 잠시 1대1 동점으로 90분이 다 지나 경기가 비기는 것으로 끝나나 싶었는데 추가시간 4분에 골문을 가르는 강슛이 나왔다. 관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함성을 질렀고 완산벌이 떠나가는 듯했다. 2만여 축구팬들이 일제히 일어나 “위해한 전북!”을 외쳤다. 종료 신호가 울리고도 좀처럼 관중들은 선수들을 성원하며 좀처럼 자리를 뜰 줄 몰랐다.

  마치 2002월드컵의 한 장면 같다. 그러나 이는 지난 3월 5일 종합경기장에서 있었던 2017 K-클래식 개막전의 모습이다. 김진수 선수에 이어 김신욱 선수가 결승골을 넣자 본부석에 앉아있던 도지사와 전주시장을 비롯한 기관장들도 양팔을 들어 올리며 모두가 하나가 된 듯해 보였다. 돌이켜 보면 엊그제 같다. 우리나라가 4강에 오르자 태극기를 앞세우고 어깨동무를 하면서 팔달로와 백제로를 가득 매웠던 그 열광의 순간들!

현대 유소년 축구를 육성하는 학교의 장으로 초대받아 개막경기를 보면서 평소 가슴속에 품고 있던 애향심이 분출했다. 그동안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던 프로축구 경기가 U-20 월드컵을 위해 새롭게 단장하면서 전국체전과 도민행사의 중심지였던 종합경기장에서 진행되었다. 환성과 폭죽이 어우러지면서 전 관중이 일어서 함성을 지를 때는 마치 도민의 염원이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느낌이었다.

스포츠를 즐기기는 하지만 축구에 소질이 없는 필자는 2006년 연수차 영국에 가 프리미어에서 뛰던 박지성선수를 보면서도 영국은 원래 축구의 종주국이니까 생각했고 손흥민의 이적료와 연봉이 몇 백억이라고 들었을 때에도 잘하니까 그렇지 하면서 남의 일처럼 생각했었다. 그러나 본교 졸업생 권경원 선수가 중국 천진으로 5년 계약에 이적료 133억에 연봉 36억으로 스카우트되는 것을 보고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축구는 운동 외에도 부의 창출과 국가적 브랜드를 위해 엄청난 부가가치가 있다는 것을…

1주일에 한 번씩 선수들과 특강으로 만난다. 운동선수의 수업권 확보로 정규수업은 받도록 되어 있지만 어려서부터 운동에 몰두하다보니 일반학생에 비해 학력이 많이 떨어진다. 훌륭한 선수일수록 기본소양을 튼튼히 갖추어야 하고 운동역학은 물론 공정한 규칙을 위해 신체적 훈련 외에도 다양한 지식도 쌓아야 한다. 따라서 영어와 한자, 문학, 컴퓨터, 역사 등 선수의 눈높이에 맞춰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선수들을 응시할 때 월드컵에 출전했던 김현과 리용에서 활약한 김신, 오주호 및 프로축구에서 이 순간도 땀을 흘리고 있을 졸업생들의 얼굴이 짙게 오버랩되었다. 주말이면 학교운동장에서 축구교실에 참여하여 겨우 공을 굴리는 어린이들의 미래와 뒷바라질 하는 젊은 부모들의 야심도 그림이 그려졌다.

5월 20일에 시작되는 20세 이하 월드컵 축구대회가 이미 조 추첨을 마쳤다. 지구촌 축구 꿈나무들이 전주로 몰려온다. 우리나라는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기니와 한 조로 속칭 ‘죽음의 조’에 속해 있다. 전주에서는 우리나라가 개막일에 기니와 첫 경기를 갖는데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각각 예선전 2경기를 치른다. 이어 16강과 8강, 4강에서도 한 경기씩 열릴 예정이다.

우리는 그 고장의 다른 특색은 잘 몰라도 축구로 쉽게 떠오르는 지명이 있다. 독일의 아우스부룩,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프랑스의 리용, 이젠 축구로 한국의 전주를 생각해도 된다. 이미 현대축구는 한국프로축구의 지존이 되었다. 1991년에 창단되어 1999년 현대가 현대자동차 직영체제로 전환되면서 획기적인 발전을 하였다. 2000년도와 2003년, 2005년도에 FA컵 우승을 차지하고 2006년도에는 아시아 참피언 자격으로 클럽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그 이후에도 2014, 2015시즌을 우승하는 등 세계적인 클럽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넉넉한 인심에서 나온 맛과 소리의 고장,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고장 우리 전북, 이제 U-20 월드컵을 계기로 고장사랑을 일깨우고 새롭게 도약할 때다. 과연 내가 할 몫은 무엇일까?

국방호<전주영생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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