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정이에 마술사가 살고 있다
꽃밭정이에 마술사가 살고 있다
  • 오익주
  • 승인 2017.05.0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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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 좀 잡시다. 당신이 만유인력을 연구하는 뉴턴이에요?” 

밤새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마술사 아내 정차남 여사는 간밤도 잠을 설쳤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지만 잠을 설쳐대니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쉴 새 없이 작은 링을 거실바닥에 떨어뜨리며 연구하는 조우식(70·전주시 완산구 꽃밭정로) 씨의 표정은 아내의 볼멘소리도 아랑곳없이 결연하고 진지하다. 오늘 교육장에서 시연해야 할 마술이 ‘목걸이 마술’인데 도구가 변형되니 수백 번을 걸어 봐도 링이 바닥에 나뒹굴어 야속하고 가슴이 타기 때문이다.  

김제시청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퇴임한 후에 조우식 씨가 마술(Magic)과 인연이 맺은지 8년째다. 처음에는 어설프기 그지없었지만 이제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완벽한 마술사로 변신하여 살고 있다. 마술을 하게 되면 집중력 향상과 창의력이 발달되고, 두뇌개발은 물론 사회적인 참여가 가능하여 내성적인 성격이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화된다.

한때는 가정사의 시련으로 온 집안이 먹구름 같은 세월을 보냈었는데 조우식 씨가 마술을 배우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더욱 다양한 기술을 배우기 위해 불원천리 방방곡곡 고수들을 찾아다녔다. 마술은 배우면 배울수록 신비한 매력이 있다.

성경에 마귀가 ‘돌을 떡으로 만들어 보라’며 예수님을 시험했다. 그러한 마술은 인간은 할 수가 없다. 마술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에서 시작되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기쁨을 주는 마술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처럼 연출하지만 요술을 부리지는 못한다.

마술은 개발자의 특허나 다름이 없어 유독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지정된 교육장소가 없어서 배우기가 쉽지 않다. 세계적으로 수백 수천가지 마술이 있는데 마술도구가 비쌀수록 고급스럽고 대형마술을 연출할 수 있다. 화장지를 입에 넣었는데 10m가 넘는 오색테이프로 변하여 끊임없이 줄줄 나오는가 하면 반으로 절단한 로프가 원형으로 복원되는 현상, 빈 손바닥에서 빨간 머플러가 나왔다가 사라지는 마술은 바라보는 이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그러나 진짜마술은 ‘마술사’를 만들어 내는 마술이다. 복지관, 위탁시설, 재활원 등 매월 10여차례씩 위문공연을 다니던 조우식 씨는 이제 공식 마술교육 강사가 되어 연 1회씩 전라북도청 16층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교육장에서 3급 마술사를 양성하고 있다.

착시 효과로 1000원을 가지고 1만 원으로 둔갑을 시키는 마술사. 그런 마술사를 양성하는 인간마술사는 ‘인생의 삶 자체가 마술’이라는 전북의 조우식 씨가 유일하다.

오익주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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