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취준생들에겐 희망고문
황금연휴, 취준생들에겐 희망고문
  • 박승훈
  • 승인 2017.05.04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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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9일까지 계속되는 징검다리 황금연휴를 맞아 많은 도민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여러 축제들이 도내 곳곳에서 펼쳐져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중이다.

그러나 깜깜한 취업 현실에 처한 취업준비생에게 황금연휴는 상대적 박탈감과 자괴감이 밀려오는 시기다. 역대 최고치를 넘긴 청년실업률과 고용절벽 앞에 청년들은 휴식을 통한 재충전의 기회도 얻기 어려운 실정이다.

올해 2월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차모 씨는 이번 황금연휴가 그리 반갑지 않다. 가끔 접속하는 SNS에 먼저 취직한 친구들이 올린 연휴사진을 볼 때 느껴지는 박탈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SNS 사진은 다 보여주기 위한 사진이야’, ‘별로 즐거워 보이지도 않네!’라는 혼잣말로 자신을 위안해보지만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차 씨는 “이번 연휴에 스트레스 해소 차원의 여행을 갔다 오려고 계획했는데 이래도 되나 싶어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취업의 문턱이 워낙 높아 취업준비도 휴식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발표된 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10.8%다. 같은 기간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을 적용하면 체감 청년실업률은 23.6%에 육박한다. 이 같이 체감실업률이 높은 이유는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니트족(NEET :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가 없는 무직자를 뜻하는 신조어)과 취업준비생이 보조지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전북지역의 고용사정은 더욱 상황이 안 좋다. 지난해 전북지역 청년고용률은 34.1%로 전국 16개 시, 도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과 같다는 각종 공무원시험에 매년 3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응시하고 있다. 그에 따른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취업준비생들은 조금 고생하더라도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기업의 규모와 안정성에 따른 임금격차, 복리후생을 생각하면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 장모 씨는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임금과 복리후생의 업무강도가 일반기업이나 공무원보다 열악한 건 사실”이라며 “우리에게 취업의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보다 고생한다는 위로의 말 한마디가 더 듣고 싶다”고 말했다.

박승훈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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