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 전 선교사들의 영혼과 교감
130년 전 선교사들의 영혼과 교감
  • 남형진 기자
  • 승인 2017.05.0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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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정 작가의 ‘조선의 마음(지성)을 열다’

전주대학교 개교 53주년 기념식이 열렸던 지난 1일, 대학 본관 2층 로비에 초대형 그림 한점이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전주대 개교 53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조선의 마음(지성)을 열다’는 성화를 바라보는 방문객들은 작품의 웅장한 규모에 한번 감탄했고 작가의 열정에 또 한번 놀라움을 나타냈다.

전주대 개교 53주년을 기념해 본관 2층 로비에 내걸린 성화 ‘조선의 마음(지성)을 열다’는 가로 5m, 세로 4m 크기로 벽면 한쪽을 꽉 채우는 대작으로 최미정 작가가 지난 1년여 동안 하루 5-6시간의 열정을 바쳐서 완성한 것이다.

작품 속에는 30여 명의 인물이 생동감 넘치는 표정으로 담겨 있는데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이 땅에 기독교 복음을 전파했던 푸른 눈의 선교사들이다.

이번 작품을 제작한 최미정 작가는 “학교를 설립해 청년들에게 신학문과 지식의 빛을 던진 초기 선교사들의 모습과 성경 속에 생명과 부활의 상징으로 나오는 ‘예수의 산돌(Living Stone)’ 이미지로 ‘은둔의 땅’ 을 일깨우고 근대화의 문을 열어 제치는 내용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최미정 작가가 이번 작품을 완성하기 까지는 하루 5~6시간씩, 꼬박 1년이 걸렸다.

대작을 완성하기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이 작품에는 작가와 작품속 선교사들과의 영혼을 통한 교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는이들에게 잔잔하지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최미정 작가는 이번 작품을 제작하기 전 언더우드·아펜젤러 등 초기 선교사들과 관련된 책을 구해 읽었던 것은 물론 연대·이대·숭실대 등 그들이 머물렀던 대학 현장도 빠짐없이 답사했다.

뿐만 아니라 최미정 작가는 초기 선교사들이 생전에 살았던 집을 찾아 작품 제작의 영감을 받았고 그들이 걸었던 산책로를 걷고 그들이 영면해 있는 묘지를 돌아 보면서 기독교 복음 전파를 위해 헌신했던 그들의 열정을 빠짐없이 담아내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최미정 작가는 “선교사들의 감동적인 생애와 기록을 현재로 불러내 시각적으로 창조해 낸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면서도 한편으론 엄숙한 사명감을 느꼈다”며 “힘들 때마다 기도를 하면 신기하게도 에너지가 다시 솟아 힘껏 붓을 잡곤 했다”고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최미정 작가는 캐나다의 ‘소사이어티 오브 아티스트(Society of Canadian Artist)’ 멤버로 20여년간 활동했으며 2014년부터 전주대 박물관의 객원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기독교의 역사를 표현하거나 성경에서 모티브를 찾는 성화를 그린다. 대부분의 그림이 100호 이상 대작이며, 500~1000호 매머드급 작품도 많다. 때문에 구상부터 작품까지 최소 몇 달씩 온 몸을 불사르듯 작품에 매달린다.

전주대 도서관에 설치된 ‘엠마오 가는 길’의 경우 길이가 7m나 된다. 서울 밀알 미술관, 평화 갤러리, 경동 교회와 캐나다 토론토 대학 등에서 수십여차례 전시회를 가졌다. 오는 10월쯤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최 작가는 “수많은 얘깃거리와 풍부한 영감을 주는 기독교 역사와 문화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하나님의 뜻과 영광을 드러내는 게 나의 소명”이라며 “이 땅에 건너와 온갖 어려움을 딛고 복음의 밀알을 뿌린 초기 선교사들의 삶을 교육, 성경번역, 의료, 선교 등 각 장르별로 구현해 내는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남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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