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플리즘
‘표’플리즘
  • 김광삼
  • 승인 2017.05.0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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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하여 생긴 조기대선으로 말미암아 선거기간이 짧은 관계로 공약과 정책에 대한 검증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선거가 정치공학적 구도와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으로 귀중한 선거기간이 대부분 허비되고 있다.

여러 차례의 티비토론을 지켜보면서 일부 후보의 경우 자신이 내놓은 공약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대방이 자신의 공약에 대하여 공격을 하면 제대로 질문에 대해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동문서답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대선후보의 공약은 후보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공약은 뒷전으로 밀리면서 후보선택의 기준이 무너지고 있다.

선거공약을 단순하게 이분법적인 기준으로 나누어 보자면 ‘진정 국민과 국가를 위한 공약(진정한 의미의 공약)’과 ‘단지 선거에서 표를 받기 위한 공약(포플리즘 공약)’으로 나눌 수 있고, 이를 구별하는 방법은 재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그 재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실현 가능성이 있을 때 진정한 의미의 공약이라 볼 수 있고 그렇지 않을 때 협소한 대중 영합을 위한 목적으로 만든 ‘포플리즘’이라 볼 수 있다.

포플리즘은 대부분 상대방의 무리한 공약을 공격하는 단어로 많이 쓰이는데 ‘일반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형태’ 즉 정책의 현실성이나 가치판단이나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인기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권력이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 것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 표를 얻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한다는 의미로 ‘표’플리즘 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8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는 문재인 후보의 공약, 5.5.2 학제로 개편해서 4차산업에 맞는 교육으로 변화시키고 동시에 사교육을 잡겠다는 안철수 후보의 공약, 연 100조 이상의 세금을 더 걷어서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는 심상정 후보 공약에 대하여 대선후보들이 상대방에 대하여 서로 ‘표’플리즘이라 비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그러한 공약이 제대로 된 공약인지 그야말로 ‘표’플리즘인지 구분하기가 정말 어려울 뿐 아니라, 재원과 증세에 대하여 구체적인 천문학적인 수치를 나열하면서 설명한다고 해도 이를 이해할 수 없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공약에 대한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가 절대 쉽지 않다.

대선 후보들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그와 같은 공약은 내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모 후보의 정책본부장은 일자리 공약과 관련된 재원마련 질문에 묻자 “구체적인 과세구간이라던가 세율 문제라던가 이런 부분에 밝히는 것 그다지 득표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답변한 것을 보면 그러한 의구심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이번 대통령 후보 5명 모두가 긍정적으로 도입을 주장하는 ‘아동수당’의 경우, 공약이 현실화되려면 연간 2조 6,000억원에서 6조 9,000억원이 추가로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여기에 향후 매년 추가 투입되는 기초연금 인상분으로 매년 4조~8조원까지 더하면 연간 최소 6조원에서 최대 15조원까지 예산이 추가로 들어가야 하는데 대선후보들은 구체적 예산 조달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지금 제시되고 있는 대선후보들의 공약이 대한민국을 둘러싸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과연 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를 내세웠지만 결국 담뱃값 인상이라는 편법으로 서민의 주머니를 터는 증세를 단행했던 것처럼 증세없는 복지를 주장하는 후보, 정책이나 비전없이 막말과 반복된 색깔논리로 보수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정치적 쇼를 하는 후보, 입만 열만 국민을 위한다고 부르짖는 후보, 그들이 과연 포플리스트인지 아닌지 우리 국민이 제대로 구분해 낼 수 있을까?

이제 국민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여야 할 때가 며칠 남지 않았다.

김광삼<법무법인 더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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