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낯선 여자와 권태로운 남자의 만남
세상이 낯선 여자와 권태로운 남자의 만남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4.27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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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서막을 열게 될 개막작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이 27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됐다.

 세상 모든 것이 낯설고 조심스러운 여자, 모든 것이 식상하고 권태로운 한 남자가 만났다. 일터에서 그리고 꿈 속에서.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서막을 열게 될 개막작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이 27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됐다.

이날 오후 영화의거리 내 전주 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진행된 올해 개막작 기자회견은 영화 상영 직후, 이충직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 일디코 엔예디 감독 등이 참석해 작품에 관 이야기를 나눴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가 개막작 상영과 함께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며, “올해는 영화 표현의 해방구를 슬로건으로 채택해 참신하고 도전적인 작품들을 많이 준비했으니 영화제 기간에 즐겨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번 개막작은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 중 하나”라며, “다양한 소통의 테크놀로지가 발달한 시대에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탐구하는 질문처럼 보이기도 하고 현실적인 고민을 던져주기도 한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작품인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의 경우 초반부터 신비로운 이야기 같지만 영화를 지배하는 것은 그저 평범한 일상들의 장면이 연속된다.

영화를 연출한 일디코 엔예디는 헝가리 출신의 여성 감독이다.

헝가리 현지에서 TV시리즈를 연출하며 꾸준한 작업을 펼쳐오기도 했고, 작품 <나의 20세기>로 1989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헝가리 부다페스트 연극영화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한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도 연극배우와 아마추어 연기자 등과 함께 인물의 내면부터 표정 연기까지 인상 깊은 연출력을 보여줬다.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기자회견에서 개막식 사회 준비로 자리를 비운 이상용 프로그래머를 대신해 이번 개막작의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수석 프로그래머는 “전주국제영화제가 나름대로 대안 독립 영화를 구축하고 있는데, 빠른 속도에서 잊혀지는 영화의 호흡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작품을 개막작으로 선정했다”며, “초현실주의와 일상적인 소재에서 잘 표현한 작품이기 때문에 관객들의 반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주국제영화제가 헝가리 영화와의 인연이 있다”면서, “그렇게 작지 않은 인연이 있는데 개막작으로 상영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은 상영 시간 내내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재창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되뇌이게 만들었다.

몸은 자랐지만 아직도 미숙해 보이는 여주인공 마리아가 세상의 권태로움을 짊어진 것처럼 이미 농익은 정신을 지녔지만 팔이 불편한 남자와의 만남 속에서 몸과 영혼의 불균형 속에 타인을 찾아가는 진실의 여정을 보여준다.

매일 밤 같은 꿈을 꾸던 두 사람은 어느새 동화돼 사랑에 빠진다.

그들이 같은 꿈을 꾸는 기묘한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사랑이 싹트는 감정을 확인한 것.

앞으로 이들이 함께 꾸는 꿈은 무엇일까.

일디코 엔예디 감독은 작품 속 꿈에 대해 “평소 심리학자 칼 융의 생각과 비슷해서 그러한 관점으로 개인적 감성이 무의식적 세계에 연결되는 매개체를 고민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처럼 영화는 너무 철학적이거나 무거운 분위기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소소한 유머들은 등장 인물이 갖는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의 기복을 드러내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한국을 방문한 그녀는 “먼 곳에서 온 영화이기 때문에 한국 영화 팬들의 반응이 무척 궁금하다”며 상기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올해 개막작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은 의 29일 밤 8시, 5월 4일 오후 5시 CGV전주고사 1관에서 상영하며, 일디코 엔예디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GV)를 가질 예정이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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