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영화 표현의 해방구’에서 삶의 해방구를 찾자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표현의 해방구’에서 삶의 해방구를 찾자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04.2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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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의 마스터 클래스 현장 자료사진

 이 봄날, 열여덟 번 째 전주국제영화제의 문이 열린다.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영화의 거리에는 예년처럼 사람들이 모여들고, 영화를 보고, 지친 삶의 위안을 받을 것이다. 지난 시간 나라 안팎으로 홍역을 치르면서 장미대선까지 앞둬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모두에게 올 영화제의 슬로건인 ‘영화 표현의 해방구’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더 이상 논쟁을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 않는 영화적 표현에 대한 애끓는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영화제 본연의 가치에 방점을 찍고자하는 전주, 한 뼘 더 성장한 모습으로 찾아온 영화제. 이제, 더 이상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영화의 거리에 모습을 드러낸 당신이 바로 주인공이다.

▲믿고 보는 전주, 그들의 선택은?

올해 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는 영화는 전체 58개국 229편으로 역대 최다 수준이다.

올 영화제 프로그램의 가장 큰 변화로는 영화제이기에 가능한 대담한 표현으로 논쟁의 화두를 던지는 ‘프론트라인’섹션의 신설을 들 수 있다. 이 섹션에서는 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을 담아낸 총 11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영화의 본질을 파고든 진지한 고민을 위해 마스터 프로그램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각 섹션을 아우르며 세계의 거장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데 공을 들였다.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오가며 확고하게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마이클 윈터바텀에 대한 특별전, 러시아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감독으로 꼽히는 알렉세이 게르만 전작회고전 등이 그것이다.

전주 출생의 시나리오 작가 송길한 작가에 대한 주목도 뜻깊다. 그의 초기작부터 후기작까지 총 12편의 영화를 상영하는데, 지난 1984년 제작에 들어갔으나 불교계의 반발로 완성되지 못한 ‘비구니’미완성본을 부분 복원해 특별상영하는 행사도 갖을 예정이다.

각국의 신인감독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국제경쟁에서는 여성감독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총 10편의 국제경쟁작 중 5편이 여성감독의 작품이다. 한국경쟁에 출품작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큐멘터리의 강세가 지속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서는 3편 모두 한국영화를 선보이면서 한국독립영화의 가능성이 전부를 거는 모험을 택했다.

▲‘전주 돔’ 으로 모여라! 날씨의 해방구!

개막을 앞두고 전주 영화의 거리에 모습을 드러낸 ‘전주 돔’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뜻하지 않은 태풍으로 직격탄을 맞은 야외상영장에 올해는 대형 텐트를 설치해 한층 더 단단한 구조물로 꾸몄다. 올 영화제의 슬로건에 빗대자면 공간의 변화는 ‘날씨의 해방구’인 셈이다.

최대 3천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이 공간에서 영화 상영은 물론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를 배치해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겠다는 것이 영화제측의 전략. 어느 때보다 집중력 있는 관람 환경을 자신하고 있다.

전주 돔에서는 28일부터 5월 5일까지 매일 저녁 7시(30일에는 4시에도 있음)에 영화 상영이 이뤄진다. 상영작은 ‘파리의 밤이 열리면’, ‘아수라’, ‘이반 차레비치와 공주’, ‘내 사랑’, ‘리베라시옹 데이’, ‘마스터’, ‘로스트 인 파리’, ‘리틀 하버’, ‘정글북’ 등이다. 5월 5일 어린이 날에는 애니메이션 ‘패트와 매트: 뚝딱뚝딱 대소동’을 무료 상영한다.

한국영화가 상영되는 날에는 정우성, 주지훈, 강동원 등의 스타들이 발걸음해 ‘전주 돔’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시와 토크 프로그램도 가득한 전주

올해는 두 가지의 전시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다. 2015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기획 전시 ‘100 Films, 100 Posters’가 세 번째로 열린다. 올 영화제의 상영작 100편에서 받은 영감을 기초로 100여 명의 그래픽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포스터를 전시한다. 포스터는 영화의 거리, 남부시장 청년몰, 전주 라운지, 기린 오피스텔 3층 문화공간 기린 등에서 만날 수 잇다.

특별전 ‘작가 송길한, 영화의 영혼을 쓰다’도 열린다. 40여 년간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해 온 송길한 작가의 생애와 이력,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전시는 전주영화제작소 1층 기획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영화제가 끝난 뒤에도 6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이 밖에도 마스터 클래스 및 토크 클래스, 야외무대에서 영화인들과 만나는 시네마, 담(談) 등 다양한 프로그램 이벤트로 영화와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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