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이충직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인터뷰
[전주국제영화제] 이충직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인터뷰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04.2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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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짙어진 전주의 정체성 만끽하라”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 한지도 2년이 지나고 있네요. 일을 하면 할수록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는 미약하지만 스태프들이 전문성을 찾아가면서, 영화제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영화의 거리로 나오셔서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영화제 개막을 이틀 앞둔 25일에 만난 이충직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영화제도 아무 탈 없이 스탠바이할 수 있게 된 모든 공을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특유의 선한 미소는 여전했다. 미소천사인 그도 화를 삭히지 못할 때가 있을까?

이 집행위원장이 가장 속상했던 순간은 영화제를 바라보는 일반화된 평가의 잣대와 마주할 때다. 오랜 기간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참관하면서 그는 인디펜던트적 영화제의 산실로 평가되는 로테르담이나 로카르노처럼 전주가 지닌 정체성이 매우 분명함을 깨닫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화제 성공 여부에 대한 평가의 기준이 종종 유명 배우가 얼마나 오는지 등으로만 회자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은 이루말할 수 없다고.

이 집행위원장은 “오랜 기간 뿌리내린 만큼 이제는 영화제를 바라보는 인식이 변화되기를 바라고, 관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일에 대한 고민도 깊다”면서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수백편의 영화중에 분명 재미있는 영화도 많고,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도 많다”고 소개했다.

‘영화 표현의 해방구’로 잡은 올해의 슬로건도 전주의 정체성을 보다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지난 시간 침몰하는 대한민국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눈치 보지 않고, 영화의 본질에 파고든 한국 독립영화계에 대한 적극적인 응원의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전주의 힘이다. 탄핵정국까지 가지 않았다면 논란이 될 여지가 큰 영화들을 거침없이 한데 모아볼 수 있는 것은 전주이기에 가능했다.

그가 생각하는 전주의 강점은 프로그램이다. 영화 자체에도 가장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고, 살림살이 면에서도 행사와 프로그래밍에 규모 있게 쓰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약점이라면 욕심은 많고 실현해보고 싶은 일도 많지만 경제 규모나 지역적인 한계로 인해 제약이 많다는 점이다. 교통의 오지와 숙박문제 등 기본적인 인프라들이 부족한 현실 속에 최근 몇 년 사이 영화의 거리에 신규 호텔도 들어서고 이색적인 음식점도 많아지지는 등 변화를 실감할 수 있어 반가움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제 전주국제영화제가 20주년을 앞두고 있죠. 이제 안정적인 상영기반을 구축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때라고 봅니다.”

그 역시도 전주시가 구상하고 있는 영화제 전용공간인 ‘필름스퀘어’ 건립추진이야말로 향후 20년을 내다보고 고민해야할 핵심 과제임에 공감했다. 물론, 이 집행위원장은 필름스퀘어를 건립하는 것만이 최종 목표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공간의 구축뿐 아니라 운영방식 또한 지금부터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인 것. 그러면서 그는 영화제 기간에만 활용되기 보다는 전주시민이 생활 속에서 장터, 전시, 축제 등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그 또한 집행위원장의 위치에서 열심이 뛸 것을 약속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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