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회담과 역사왜곡(歷史歪曲)
美·中 정상회담과 역사왜곡(歷史歪曲)
  • 김종하
  • 승인 2017.04.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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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7일 미국 플로리다 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가진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한반도 역사를 설명한 자리에서 “한국이 과거 중국의 일부였다”고 하는 망언(妄言)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다는데 대하여 정치권은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의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양식 있는 세계의 모든 사람이 당혹감과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중 양국 정상은 언론 보도의 진위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고 또한 ‘자유한국당’의 김명연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왜곡 발언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시 주석이 이런 망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역사 왜곡이고 대한민국에 대한 주권침해”라고 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역시 비판에 가세했다. 이와 같이 각 정당의 중앙선대위 대변인들은 “미.중 정상회담 논의 내용이 일방적으로 공개된 것은 외교적 결례”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의 사실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중국이 심각한 역사왜곡을 한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 주석이 “한국이 중국의 일부”라는 표현을 직접 썼는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발언을 그렇게 이해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시 주석이 그와 같은 망언을 실제 했을 경우 그가 중국의 최고 지도자인 국가주석으로서 주변국에 대한 왜곡된 역사관(歷史觀)을 갖고 있다면 매우 충격적이고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시 주석이 한국 뿐만이 아니라 주변국 역사에 대해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는지 심히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 시 주석 집권 이후에는 한.중 양국 간 역사 갈등의 불씨가 됐던 ‘동북공정’(東北工程)은 불거지지 않아 시 주석이 동북공정이나 과거 중국과 한반도의 관계에 대해 언급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중국의 많은 지식인과 인민들이 한국이 과거 중국의 속국이었다는 그릇된 인식이 잠재(潛在)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번 시 주석의 망언이 사실이라면 집권 이후 날로 강화되고 있는 중화민족주의(中華民族主義) 부흥운동과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할 것이다. 중국공산당은 100여 년 만에 중국이 다시 굴기하는 과정에서 얻은 자신감을 중화민족주의 부흥으로 표출하고 있다. 이는 중국인의 애국주의, 민족주의를 자극하면서 배타적 국수주의(國粹主義) 경향으로도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발언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감했다면 이는 향후 한반도의 보다 큰 문제라고 하겠다. 한국이 빠진 자리에서 주요 2개국(G2)인 미.중 정상 간에 한국의 역사에 대한 왜곡된 논의를 주고받았다는 사실로 향후 한국문제를 강대국인 미.중 양국이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적 극단적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본 필자는 시 주석의 발언에 그릇된 망언이 있었다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언론에 공개한 자체도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이자 북핵문제 해결에서 한국과 협력해야 할 미국의 정상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본다.

중국은 최근 대한민국의 자주적 안보 방어체계인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대하며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거칠고 과장이 심한 평소 언어습관을 감안할 때 발언 내용이 과장 왜곡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으로 중국의 시 주석으로 하여금 “한반도가 한때 중국 권에 속해 있었다”라는 식의 발언 한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 인식하고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하는 표현을 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할 것이다.

김종하<국민행동본부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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