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복합소재산업의 동향 및 전망
탄소복합소재산업의 동향 및 전망
  • 한성천 기자
  • 승인 2017.04.25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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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탄소산업의 현재와 미래 - <下>

 탄소복합소재에 대한 기술개발과 제품화, 그리고 이종 업종간 융복합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미래사회의 쌀’로 불리울 정도다. 일본·미국·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40여년간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상업화를 통해 탄소섬유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은 시작한지 10년이 조금 넘었다. 한국보다 늦게 출발한 중국은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고품질 탄소섬유나 복합재료를 제조하는 중국의 기술은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스포츠, 레저 분야 등 고난이도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분야에선 오히려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 한국은 선진국과 중국 사이에 낀 상태로 새로운 추진력과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개발 및 연구에 국가 차원의 집중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본 기획의 마지막 편으로 한국탄소복합소재산업의 정책 동향과 전망에 대해 점검해봤다. 

한국에서 탄소섬유가 언제부터 생산됐을까?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철화학과 태광산업이 탄소섬유를 소규모 생산한 바 있으나 2001년 중단했다. 그리고 2008년 우리 전북에서 새로이 불을 지폈다. 한국탄소융합기술원과 ㈜효성이 PAN계 탄소섬유 공동연구개발에 성공, 탄소섬유 생산이 재계한 것. 2013년부터 효성은 연간 2000톤 규모의 공장을 전주에 설립하고 T-700급 탄소섬유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전주는 탄소복합소재산업의 거점으로 부상했다.

그 중심엔 한국탄소융합기술원(원장 정동철)이 자리하고 있다. 연구원은 탄소섬유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수요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생산되는 탄소섬유의 품질적인 균일도 측면에서 미진한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1 국내외 탄소소재산업 정책

전북지역의 신성장동력인 탄소산업의 발전을 이끌 ‘탄소소재 융복합 기술개발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이라 탄소법)’이 2016년 5월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탄소산업이 정부 지원으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에서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신소재, 나노융합 분야 집중 육성 추진하고 있다. 2018년까지 소재수출 3600억 불, 고용 38만 명, 세계 4대 소재강국 진입을 목표로 전략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탄소복합재료는 국가 17대 신성장동력산업인 신재생에너지, 탄소저감에너지, 고도물처리, 그린수송시스템, 로봇, 신소재 나노 융합 분야와 연관되어 있다. 탄소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로드맵과 산업발전 전략을 산업부에서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융복합 탄소성형기술 정책의 기본방향으로 기술혁신을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와 함께 일자리 창출 및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춰 경제 불황극복 등 국가 경제혁신을 위한 융합화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럽 역시 기존 기술적 융합화 전략을 넘어 다양한 사회·경제적 이슈 해결을 위해 인문·사회과학 분야를 포괄하는 융복합 탄소산업 정책 즉, ‘융합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소재강국인 일본도 기술·산업간 융합화를 골자로 하는 ‘일본사회 5대 혁신비전’을 설정하고 新성장동력 창출과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융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 탄소복합재 수요시장 확대

‘철 무게의 4분의 1 이하이면서 강도는 10배 이상’. 일반적으로 탄소섬유를 이렇게 표현한다. 탄소섬유는 항공, 자동차업계에서 각광받는 첨단 신소재다. 무게를 줄여 연비를 높이기 위해선 필수적인 선택이다. 환경문제가 전 세계 이슈로 부각되면서 탄소섬유복합소재는 친환경차 개발에 다양한 소재로 등장했다. 우수한 강성, 내부식성, 내열성 등으로 후드, 루프, 트렁크 리드, 플랫폼과 같은 차체를 구성하고 있는 부품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향후 자동차의 안전 및 구조체까지 확대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및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한국의 신소재산업은 2000년대 후반 2차전지, 태양광사업이 주력산업이었다. 이후 2013년부터 탄소섬유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연구소 ‘POSRI 보고서’에서는 ‘액정편광판, 보호필름, 반도체 포토레지스터, 리듐이온전지 등 4대 소재의 경우 일본산 소재와 부품이 없으면 전세계 전자산업이 멈춰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시장의 3분의 2를 일본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 한국이 일본에 만성적인 무역적자 구조를 가지고 있는 이유다. 세계 최강의 소재강국인 일본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은 탄소섬유산업을 전략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게 신소재산업계의 주문이다.

탄소섬유의 시장은 매년 커지고 있다. 현재 보잉 787과 같은 항공기 본체와 풍력발전기 날개, 낚싯대, 라켓과 같은 시장에 국한되어 있지만 경량화를 꾀하는 자동차와 같은 대규모 시장으로 확산이 예견되고 있다. ‘2013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BMW가 철 대신 탄소복합소재를 융복합시켜 1톤 이상 무게를 줄인 전기차 i3를 선보였다. 올해 열린 ‘2017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도 세계자동차시장을 주름잡는 주요 제조사들이 탄소복합소재를 융복합시킨 콘셉트카를 경쟁력으로 소개했다.

이밖에도 탄소섬유산업 수요처로 주목받는 분야는 ▲경량화 배경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해상풍력터빈의 경량화 소재 ▲에너지저장시스템(ESS산업) ▲농업용 로봇·드론 시장 등 다양하다. 향후 탄소산업과 농생명분야의 융합에서 전북이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결집시켜야 한다.

 

  정동철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
“기술·제품 개발, 판로 확보, 기업 지원, 인력양성에 적극 나설 것”

 탄소섬유가 철과 비교해 가격이 높기 때문에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탄소섬유의 등장으로 탄소복합소재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미 항공분야에서는 항공기 동체에 50% 이상 탄소복합소재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탄소복합재는 경량화를 통한 연비절감에 필수적·핵심적 소재입니다. 유럽 및 일본 자동차업체들도 탄소복합재를 자동차 부품과 차체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제너바모터쇼에 출품된 신차들에서도 탄소복합재 적용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2003년 출범한 국내 유일의 탄소전문연구기관입니다. 지난해 탄소법이 제정·시행되었습니다. 지차체에서 육성하던 탄소산업이 이제는 국가에서 주도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그동안 탄소밸리구축사업을 통해 탄소섬유 복합재 성형 및 가공에 필요한 장비들을 구축해왔고, 지난해엔 탄소복합재 성형화기술센터 신축을 통해 관련 장비들을 집적화해 탄소섬유 복합재 성형 및 가공 기술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차전지, 인조흑연 및 활성탄 등 기능성 탄소 소재에 대한 연구개발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술원은 기술개발은 물론 기업들이 탄소제품들의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업 지원과 인력양성에 적극 나서 우리나라 탄소산업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탄소복합소재 연구소로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프랑스 파리=한성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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