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선거벽보 혁신 경쟁의 시작이길 기대한다
안철수의 선거벽보 혁신 경쟁의 시작이길 기대한다
  • 김광수
  • 승인 2017.04.20 2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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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대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면서 선거 벽보가 공개되었다. 여러 벽보 가운데 가장 화제가 된 건 단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였다.

다른 후보들의 틀에 박힌 벽보와는 달리, 안철수 후보의 벽보는 유권자들이 후보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당명, 선거메시지, 후보경력을 모두 생략한 것이다. 이런 과감한 시도에 젊은 유권자들이 즉각 반응하며 호평을 쏟아냈다.

이번 벽보의 자문을 맡은‘광고 천재 이제석씨는 “벽보 안에 어떻게 하라는 규정이 없는데, 왜 매번 하던 관습에 따라야 하는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은 디자인부터 다르다”고 말했다.

이제석 대표의 말처럼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아마 처음이자 가장 파격적인 시도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분명히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모여 있는 대선캠프에서 타 후보들의 캠프 또한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없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정관념을 탈피해 시대의 흐름을 읽고 선입견 없이 대상을 바라보며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용기가 타 후보에게는 없을 것이다.

채 2주도 남지 않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검증’이라는 이름의 네거티브 전략이 지속하고 있다. 지금 선거의 모습은 가짜 뉴스가 판을 치며 오직 상대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한 약점 찾기에 급급한 양상이다.

후보의 공약, 정책, 국가운영능력에 대한 심판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 국민들에게 오히려 혼란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근거가 있는 것인지, 설사 근거가 있다고 하더라도 굳이 ‘검증’이라는 이름의 네거티브 공세가 선거 전략으로 효율적인가?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패배한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이야기 대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에 얼마나 부적절한가에 선거 운동의 대부분을 할애했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에 대한 도덕성 검증은 당연하고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미 우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미흡한 검증으로 말미암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흔들렸는지 한파 속 광장에서 촛불을 들며 확인했다.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보자. 저성장 늪 속에서 최악의 청년실업과 늘어나는 가계부채, 계속되고 있는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 위협에 대한 주변국들과의 외교문제 등 국가의 미래에 있어 다급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검증을 이유로 악의만이 가득한 네거티브 공세와 후보 흠집 내기로 일관한다면, 결국 대통령 후보로서의 올바른 검증을 통한 선택을 저해함과 동시에 유권자의 정치 혐오만을 부추기는 결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네거티브와 가짜뉴스, 특정 후보만을 위한 댓글과 실시간 검색어 동원 등은 국민들의 눈을 가리려 하는 기만이자 촛불 시민혁명에서 보여주었던 국민의 힘을 간과하는 행위에 불과함을 깨달아야 한다.

이번 19대 대선은 국민이 만들었고, 이끌었으며, 국민이 결정하는 국민의 선거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고, 진정한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는 후보여야 한다.

더 이상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프레임 속 상대에 대한 무책임한 ‘비방전’에서 벗어나 국가 지도자로서의 리더십과 정책 그리고 ‘비전’으로 국민들께 검증받아야 할 때이다.

미국의 정치사상가인 철학자 한나 아렌트(Arendt, 1906~1975)는 “정치는 말과 설득을 통해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정치는 결국 커뮤니케이션임을 강조한다.

싸우는 정치보다는 언어를 중심으로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정치, 포지티브 정책 경쟁을 국민들 앞에 보여주는 것이 19대 대통령 출마 후보자의 역할이라고 본다.

거짓은 드러나게 되어 있고 네거티브로 인한 정치 혐오는 결국 모두를 망칠 뿐이다. 네거티브 뒤에 숨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본인의 비전과 정책, 철학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이제 편가르기 시대는 지났다. 안철수의 선거 벽보처럼 혁신 경쟁과 정책 경쟁의 새로운 시작을 기대해본다.

김광수<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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