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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아트스페이스, 이적요의 ‘인연이 깊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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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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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적요 작가의 서른 번째 개인전 ‘인연이 깊다’가 20일부터 5월 3일까지 서학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된다.


지난 2월 프랑스 파리 그랑빨레 살롱 꽁빠레종에 초청돼 일주일 동안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이 작가는 모든 한국의 작가가 떠나고 난 뒤에도 프랑스에 남아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홀로 고독의 의미를 되새김질 할 수 있었던 시간은 그를 한 뼘 더 성장시켰다.

이 작가는 프랑스 거리를 거닐면서 만났던 이미지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으로 몽파르나스 공동묘지를 꼽았다. 장 폴 사르트와 보들레르 등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잠들어 있는 묘지에 서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생각하다보니 가슴이 벅차오르기 시작했다. 몽파르나스 한복판에 삶과 죽음이 같이 공존하는 땅, 삶이 죽음을 밀어내는 것이 아닌, 죽음을 포용하는 도시의 이미지는 그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했던 것이다.

풍요로운 갤러리들과 아트페어에서 만난 작품들 역시 그에게 큰 자극이 됐다. 거창한 이념과 철학을 내세우면서 화려함으로 포장된 현대미술 작품들 속에서 너무도 우직하게 시간이 더디게 걸리는 아날로그 방식만을 고집하고 있는 자신의 작업 방식에 대해 애꿎은 불만이 차오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그 방황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이적요이기에 이적요다운 작품을 감싸안으면 그만일 뿐이다. 서른 번째 개인전에 펼쳐놓은 작가의 이야기들을 훑어보니 그가 제 페이스를 찾았구나 싶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죽에 드로잉하고 바느질하고 색칠한 작품이 눈에 띤다. 그동안 부분적으로 오브제로 사용한 적이 있지만, 온전히 가죽 위에 펼치는 일은 광목천보다 어려움이 배가됐다. 그렇지만, 포기란 단어는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게 프랑스 거리 곳곳을 걸으면서 느꼈던 이미지, 자신의 내면에 흐르는 생각의 무늬를 작품 속에 촘촘하게 새겨 넣었다. 이내 이작가는 깊은 인연을 가진 사람들에게 귓속말을 속삭인다. “무대 위에 사라진 인연의 시간까지도 채집해 볼 것입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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