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혁명시대, 진로독서로 대비한다
4차 혁명시대, 진로독서로 대비한다
  • 임희종
  • 승인 2017.04.20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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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생들을 단편적 지식 암기의 범주에서 벗어나게 할 수는 없을까? 의심나는 것은 네이버 형(?)에게 물어보면 간단히 해결되는 시대라며 학생들은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즉물적 대답만이 난무하는 학습은 결코 창의를 담아내지 못한다. 물론 브레인스토밍과 같은 학습방법을 무시하려는 것은 아니다. 깊이 심사숙고하기보다는 많은 문제를 풀어보고 정답을 찾기에 익숙한 오지선다형 입시지형 속에서 어떻게 4차 혁명의 시대를 대비하라 한다는 말인가?

4차 혁명의 시대에서 경쟁력은 지식의 다소가 아니라 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다. 넘쳐나는 지식 정보 속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가려내는 판단력, 핵심을 도출해낼 수 있는 통찰력,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연결하고 재구성하는 통섭능력, 다양한 현상에서 진선미를 꿰뚫어 볼 수 있는 감각 등이 중요한 시대이다.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2015 교육과정이라는 패러다임도 등장했을 것이다. 학습의 범주가 단순히 교과서만이 아니라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독서가 부각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리라. 많이 생각하고 소통하고 협의 내지는 합의하여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내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의 방향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작년에 우리학교가 독서특성화학교를 선포한 이래, 1학년 독서후마니타스에서는 주로 저자의 책을 읽고 반 학생들끼리 다양한 방법으로 토론하며 나누고, 저자를 초청하여 질의와 응답을 하며 새로운 지식을 알아내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였다. 2학년이 된 올해에는 여기에 더하여 학생들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쓰기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하고 있다.

1학년 신입생들을 맞이한 담임선생님들은 학생들과 상담하고, 많은 토론을 거치면서 좀 더 효율적 독서를 건의하였다. 진로독서를 하자는 것이다. 반별로 묶어 동일한 책을 읽고 토론하기보다는 학생들의 진로와 관심 영역을 묶어내 독서 그룹을 만들고 책을 선정하여 독서 흥미를 진작시키자는 의견이었다. 얘기를 들으면서 선생님들이 고민이 여기까지 미치고 있구나 하며 감동하였다. 그래서 담임교사의 전공 및 관심영역에 따라 인문, 역사, 수학, IT, 영미문학, 진로 등의 분야로 학생들을 모집하여 책을 선정하는 독서후마니타스 프로그램을 개설하였다.

학생들도 자기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영역이다 보니 적극적 참여가 이루어지고, 좀 더 깊이 있는 지식 습득과 다양한 의견 교류가 이루어진다. 독서를 한 후에는 담당교사들이 피드백을 상시 진행하고 글쓰기와 말하기대회로 정리한 후 학기말에는 시상과 교내 전시를 통해 보상하는 방법을 기획하고 있다. 1학기가 끝나면 2학기 때는 1학기에서 한 영역과는 또 다른 영역에 도전하도록 하여 편협된 시각에서 벗어나도록 하자는 것도 교사들의 기대 방향이다. 이런 방법의 책읽기를 통해 교과 학습에도 전이시켜주고 스스로 책을 선정하여 읽고 심층적 지식을 확보하고 자기만의 지식체계와 사고력, 그리고 통섭능력을 향상시켜준다면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이끄는 융합 인재가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하는 것이다.

4차 혁명시대는 학교 현장에서 수업이 달라져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현장의 교사들은 이에 적응하기 위해 그 동안의 수업을 혁신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입시의 틀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오지선다형 문제풀이와 평가가 그대로인데 수업이 달라진다는 것은 모험일 수밖에 없다. 수행평가를 확대한 것은 현장 교사들에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준 게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 교사들의 교육패러다임 변화도 중요할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교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후진을 양성한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회복시켜주는 정책적 배려가 그리고 교사를 신뢰하고 존중하는 국민들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다.

 

임희종 (전주신흥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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