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전주 유세, 무엇을 강조했나
문재인-안철수 전주 유세, 무엇을 강조했나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7.04.19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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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과 전북 <10>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전주에서 일합을 겨뤘다. 안 후보는 지난 17일 오후 전주를 방문했고, 다음날인 18일엔 문 후보가 똑같은 곳을 찾아 유세전 맞불을 놓았다. 전북도민일보는 두 후보 측 대변인실이 발표한 ‘전주유세 전문’을 토대로 ‘한글 키워드 추출 시스템’에 넣어 유세문의 핵심 단어를 분석했다. 문 후보의 유세문은 총 2천767자였고, 안 후보의 것은 918자였다.

 ■ 문, 전북과 일자리에 방점

문재인 후보의 유세에서 가장 많이 쓴 어휘는 ‘대통령’으로 무려 25번의 빈도를 기록했다. 정의로운 대통령이 되겠다거나 민생 대통령, 직접 일자리 챙기는 대통령 등의 발언을 통해 결연한 각오를 피력하는 과정에서 주로 구사했다. 키워드 검색의 2순위 빈도는 20번을 반복적으로 구사한 ‘전북’이란 단어였다.

문 후보는 “전북의 마음을 담겠다.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라고 말하거나 “전북의 인재가 나라와 지역을 위해 마음껏 일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호남’이란 단어는 호남에서 소외된 전북의 실상을 거론하면서 딱 1번 썼을 뿐이다. 민주당 전북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문 후보가 ‘호남의 전북’이 아닌 ‘전북 그 자체’로 바라보고 있음을 강렬하게 대변하는 대목”이라며 “전북 광역경제권 설정 문제도 문 후보가 이슈화한 카드”라고 말했다.

‘전주’(9번)와 ‘전북도민’(3번) 등 전북을 표현하는 단어를 추가하면 30여 빈도를 기록, 문 후보가 가장 많이 쓴 어휘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전북 표심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애정을 기울이며, 진한 러브콜을 보낸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문 후보는 또 ‘일자리’란 단어를 8번 거론했고, 이와 별도로 ‘경제’ 5번, ‘전북경제’ 1번 등 언급했다.

전북의 청년실업률이 체감적으로 두자릿수를 고공행진하는 등 심각한 현실을 고려해 지역경제를 살릴 적임자임을 강조한 말로 풀이된다. 이밖에 ‘정권교체’ 8번, ‘나라’ 5번, ‘지역’ 4번 등의 횟수를 보였다. 문 후보는 “반드시 정권교체를 하겠다. 가슴 벅찬 역사의 승리를 전북도민들께서 함께해 달라”는 말로, 전북이 정권교체의 주역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 안, 국민 단어에 무게중심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전주 유세전에서 ‘국민’이란 단어와 ‘대한민국’이란 말을 가장 많이 썼다. 각각 14번과 8번씩 언급했는데, 이번 선거가 국민의 선거이자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이 만들고 이끌고 결정하는 선거임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유세문에서 국민을 ‘원 포인트’로 앞세운 것 같다”며 “국민의당 후보를 찍어달라는 호소와 국민이 스스로 정권교체의 주역임을 중첩적으로 강조한 유세”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안 후보가 즐겨 사용한 단어는 ‘호남’ 7번, ‘개혁’ 5번 등이었다. 안 후보는 전주유세 중반에서 “호남이 저를 불러내고 키워주셨다. 제가 넘어졌을 때 손잡아 일으켜 세운 곳이 호남이다”고 열변을 토했다. 국민의당 텃밭이 호남임을 각인하고, 안방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달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안 후보는 “대선 첫 일정도 이곳 호남에서 시작,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로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겠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에서 첫 유세를 했지만, 전북으로 규정하지 않고 호남으로 바라보는 안 후보의 시각을 그대로 담고 있다. 안 후보는 전주 유세 이후 광주로 갔지만, 그곳에서도 ‘호남’이란 단어를 썼다. 전북과 광주·전남을 분리하지 않고 호남의 틀 안에 가둬 양쪽에서 국민의당 지지를 동시 견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또 ‘개혁’과 ‘미래’라는 단어를 각각 5번과 4번씩 사용, 개혁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국가 지도자임을 강조했다. 이밖에 ‘정권교체’ 3번, ‘비리’ 3번, ‘시작’ 3번 등의 빈도를 나타냈다. 안 후보는 “정권교체라고 다 똑같지 않다. 더 좋은 정권교체 해야 한다”는 말로, 문 후보보다 자신으로 정권 교체하는 길이 미래를 열어가는 교체임을 강조했다.

박기홍 기자

<문재인 후보>

 -“준비된 대통령이 필요합니다.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중심을 잡아주는 전북의 마음, 전북은 제게 늘 고마움이었습니다.”
-“전북발전도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전북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확실한 정권교체, 함께 해주시겠습니까”

<안철수 후보>

 -“대한민국 주인인 국민이 만들고 이끌고 결정하는 선거입니다.”
-“호남이 저를 불러내고 키워주셨습니다. 이제 대통령 만들 시간입니다.”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로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겠습니다.”
-개혁의 선구자 누굽니까? 미래의 적임자 누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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