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교육, 청소년의 국가관을 확인한 계기
독도교육, 청소년의 국가관을 확인한 계기
  • 국방호
  • 승인 2017.04.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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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 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강사를 소개하기 전에 일 절만 불렀는데 7080세대만 좋아할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독도는 우리 땅” 부분에서는 강당이 떠나갈 듯해 국가적 사안에는 세대가 따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창의체험시간에 학생들에게 국가관을 심어주기 위한 일환으로 독도전문가를 초청하여 특강을 실시했다.

  최근 한반도 위기설을 들여다보면 북핵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사드배치가 결정되자 국내에서는 정파적으로 이해득실을 저울질하고 국외에서는 미국과 중국 등 주변 강대국들이 패권싸움을 벌리고 있다. 그 사이 일본은 아베총리가 부인의 부동산 문제 등 하락하는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독도를 이슈화하면서 일본인들의 안전 운운하며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려고 위기를 부축이고 있는 실정이다.

일전에 동일한 교육을 받은 바 있어 강사만 소개하고 자리를 떴는데 담당 부장이 헐레벌떡 달려와 “교장선생님 성공했어요!” 한다. 한 시간 반이나 진행되었고 연세 드신 교수님으로부터 받는 강의라 어린 학생들이 어떻게 반응했을까 내심 궁금하기도 했다. “왜요?”라는 질문에 듣는 태도도 좋았을 뿐만 아니라 끝나고 질의응답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시간이 부족하여 질문을 제한했다는 것이다.

들어보니 학생들의 질문은 다양했다. “이렇게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저희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왜, 일본은 무인도나 마찬가지인 작은 독도에 왜 그리 목매는 것입니까?” 등 일반적인 질문과 “독도에는 대나무도 없는데 왜 일본말로 죽도(竹島)라고 부릅니까?” “왜 우리는 일본보다 독도에 대한 교육을 덜 하는 것일까요?” “북한은 왜 우리에게 동조하지 않는가요?” 등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들이 나왔다고 한다.

“죽도라고 부르는 것은 일본인들은 대나무를 귀하게 생각하여 중요한 것을 의미할 때 붙이고 고교생들이 해야 할 일은 먼저 동아리를 구성하여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캠페인을 벌리고 직접 독도를 방문해보라”고 권하셨단다. 일본보다 교육을 덜 하는 이유는 “우리의 땅을 굳이 ‘우리의 것’이라고 교육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는 싱거운 해답도 있었다.

“독도가 그리 중요한 이유를 교장선생님은 무어라고 생각하시나요?” “국내는 물론 세계 여러 곳에 소녀상을 세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어 진행된 청소시간에 교장실을 담당하는 학생들이 다가와 청소는 접어둔 채 집요하게 물었다. “우리나라가 강대국 사이에 위치하다 보니 청·일과 러·일 전쟁 등, 그들의 전쟁도구가 되었던 거지.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는 ‘종군 위안부’, 다 알지 알다시피 다시는 이러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의 각오를 다지고 긴장을 늦추지 않기 위한 노력이지.” “그러면 우리가 강해지는 수밖에 없겠네요?”

수업이 진행되고 교실을 순회하면서 「독도 알리미」 동아리에서 부착한 포스터를 보았다. 해방과 더불어 동경에 설치된 연합군 최고사령부가 제677호 군령에 따라 “일본제국이 빼앗은 이웃나라의 영토를 반납한다”는 명령과 1948년 유엔으로부터 영토와 주권을 승인한 내용이 보였다. 또한 러시아의 쿠릴열도, 중국의 남중국해 등의 분쟁내용도 사진과 함께 역사적 순서대로 구체적으로 그 허구성이 명시되었다.

교장실에 돌아와 생각하니 못 다한 얘기가 너무도 많아 아쉬움을 느꼈다. 일본 못지않게 최근 중국의 무역보복도 ‘강대국의 약소국 길들이기’의 일환이다. 이제는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강대국으로부터 받은 수난의 역사와 우리의 자세’를 좀 더 자세히 가르쳐주고 싶다. 그러면서도 한편 흐뭇한 것은 청소년들도 어른들이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무책임하거나 무관심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국방호<전주영생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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